위챗페이(微信支付)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실수로 엉뚱한 사람에게 약 1500만원을 이체한 고객에게 “어쩔 수 없다”는 수수방관의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은 최근 이체 실수로 8만 7500위안(1470만원)을 허무하게 날려버린 황(黄)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황 씨는 지난 5월 2일 위챗페이를 통해 사촌 동생과 같은 닉네임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아홉 차례에 걸쳐 총 1500만원에 상당하는 금액을 이체했다. 이체 시 닉네임 옆에 실명이 적혀있었으나 개인정보 보호에 따라 이름의 마지막 한 글자만 표기되었기에 황 씨는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다음날 사촌 동생에게 이체가 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뒤에야 황 씨는 자신이 엉뚱한 사람에게 돈을 이체했다는 사실을 깨달했다. 이어 황 씨는 황급히 돈을 받은 사람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황 씨의 “제발 돈을 돌려달라”는 간절한 문자에도 상대방은 “누구를 찾으시는지, 문자 잘못 보냈습니다”는 말만 남긴 채 연락이 두절됐다.
황 씨는 결국 위챗페이 고객센터에 도움을 구했다. 하지만 위챗 고객센터는 “해당 거래는 상대방의 계좌에 이미 입금 완료되었기 때문에 다시 회수할 방법이 없다”며 “상대방과 연락해 보라”고 답할 뿐이었다.
파출소 신고를 위해 상대방의 신상 정보를 알려달라는 황 씨 요구에도 이들은 “개인정보 보호 약관으로 개인에게 고객 정보를 줄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황 씨는 상대방의 실명을 알 수 없어 파출소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황 씨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위챗페이 결제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위챗페이를 이용해 송금을 진행할 경우 상대방에 대한 확인 절차가 지나치게 간단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챗페이로 이체 진행 시 표기되는 상대방 정보는 닉네임, 아이디, 실명 중 마지막 한 글자뿐이다. 이후 비밀번호나 지문을 입력하면 상대방에 대한 인증 과정 없이 바로 이체가 완료된다.
반면, 알리페이(支付宝)의 경우 닉네임과 성을 제외한 이름 두 자리를 공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상대방의 정확한 성을 입력하는 추가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상대적으로 위챗페이보다는 이체 실수를 할 확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누리꾼들의 입장이다.
논란이 일자 텐센트 측은 “두 결제 시스템은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며 “알리페이는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위챗은 소셜 플랫폼 기반으로 고객의 사생활 보호에 더욱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법률 전문가는 “황 씨의 경우 먼저 위챗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상대방의 신상정보를 얻어내야 한다”며 “그 후에 ‘부당이득 횡령죄’로 상대방을 고소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체 금액이 큰 경우 위챗페이로 바로 송금하지 말고 알리페이나 은행의 ‘지연 송금’ 방식을 이용하기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누리꾼은 “위챗페이와 집법부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꼴이라니”, “거액 이체는 은행이나 알리페이로, 소액은 위챗페이로 하는 게 좋겠다”, “역시 위챗페이는 알리페이만 못하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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