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당분간 위안화 가치 절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달러당 7위안의 마지노선은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6.8322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일 대비 0.56% 떨어진 값으로 지난해 5월 31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역외환율도 달러당 6.8824위안에 고시되면서 전일보다 0.8%나 하락했다.
중국증권보(中国证券报)는 무역 우려와 대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위안화 가치 절하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라고 3일 보도했다. 그러나 위안화 하락 폭은 한계가 있기에 1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핑안증권 천샤오덩(陈骁等) 애널리스트는 최근 달러를 비롯한 기타 통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 절하에 다음 네 가지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미∙중 경제 성장 차이, 둘째, 미∙중 통화 정책 차이, 셋째, 대외무역 전망 불확실성 및 대외무역 흑자 압력으로 인한 중국 주식 시장 변동 심화, 그리고 이에 따른 외국 자본 유입 불이익 때문이다. 또한 최근 위안화 가치 절하에 외환 개입의 징후가 보이지 않아 현 환율 추세가 시장의 수급과 수요 및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점도 한 몫 한다. 달러지수는 최근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이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위안화는 가치 절하 압박에서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것이 시장의 전반적인 목소리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가 1달러당 7위안의 마지노선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니타 마크로 연구 보고서는 미∙중 무역격차, 정책 태도, 관점 차이로 봤을 때 앞으로 위안화 환율은 떨어지겠지만 낙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절하폭이 미∙중 이율 차액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강세를 경계하고 있는 점 역시 시장의 달러 강화 추세를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또한 최근 미국 씨티 서프라이즈 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도 달러 강세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천샤오덩 애널리스트 역시 이번 위안화 가치 절하가 지난 2015년 추세와 비슷한 양상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수지 측면에서 최근 중국의 자본 유출이 지난 2015년보다 감소됐고 외환 시장의 공급 및 수요 압박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위안화 환율의 유연성이 증가해 펀더멘털로 인한 환율 하락 현상은 지난 2015년보다 빠르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환 당국의 정책 규제가 시작된다면 위안화 가치 하락은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천샤오덩은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미∙중 경제 갈등 해소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위안화 환율도 1달러당 6.7~6.9위안 사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7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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