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말 그대로 신토불이다. 세계 각지를 다니던 고추장과 김치, 심지어는 라면스프까지 가지고 다니며 항시 한국 것을 찾는다. 그런 탓에 필자가 비록 중국생활을 꽤 오래 한 편이지만 진정한 중국통을 만나본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필자는 예전부터 중국음식을 잘 먹었었는데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단지 중국음식을 잘 먹는다는 이유로 이상한 눈초리를 받았던 적도 있다. 이렇게 밥, 국, 김치를 먹어야만 먹은 것 같다는 한국 사람들. 그 중 한 명을 데리고 명성 있는 한 식당을 찾아갔다. 이름하여 保罗酒楼. 淮海中路에서 얼마 멀지 않은 富民路271弄에 위치하고 있다.
같이 오신 친구의 얼굴이 심상치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건물은 허름하기 짝이 없으며 마치 동네 중국집을 연상 시키듯 규모 역시 소박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내부의 인테리어 역시 한국인들에겐 성에 차지 않는다. 필자는 요리가 나올 때까지 눈치를 살펴야만 했다. 드디어 요리가 나오고 맛을 본 우리는 식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허름한 식당과는 달리 요리의 맛은 정말로 남달랐다.
중국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필자의 친구도 맛있어 할만큼 요리의 맛은 특별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식당 주인 진 려연 (陈丽娟)씨를 만나 보았다. 식당을 개업한 것은 1992년. 10년 남짓의 세월, 얼핏 그리 오래 되진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허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런 작고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일상 가정 요리집이 10년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다.
식당 분위기를 보면 대부분이 단골 손님이다. 개중에는 일본손님도 많고 스페인 사람들은 특히 좋아해 자주 찾아오곤 한다고 한다. 간혹 현지인 기자들도 음식을 접해보고 음식이나 여행 관련 잡지에 소개 한 적도 몇 번 있다고 넌지시 자부심을 보이기도 했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현지생활에 적응 하고 있을까. 즐비하게 늘어선 한국 음식점들을 보면서 필자는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앞으로 국제화 사회에 나아가려는 교민들이 단순히 한 나라의 음식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약점이 되질 않기 바라면서 오늘도 젓가락을 든다.
주소: 富民路271弄靠近长乐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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