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연휴 마지막 날인 7일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로 네 번째 지준율 인하 발표다.
8일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대형 상업은행, 공동 상업은행,도시 상업은행, 농촌 상업은행, 외자은행의 지준율 1% 포인트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15일 기한이 만료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는 더 이상 지원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1조 2000억 위안(196조 5700억원)의 유동성이 풀릴 전망이다. 이중 4500억 위안은 오는 15일 만료되는 MLF 자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되며 나머지 7500억 위안의 순 현금 자금은 은행 시스템에 유입된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 결정에 대해 “실물 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상업은행과 금융 시장의 유동성 구조를 최적화하며 융자 비용을 낮추고 금융기관이 중소기업, 민간기업 및 혁신 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준율 인하 결정이 중국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 실물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부동산 기업의 자금 압박을 완화시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쥐(易居) 연구원의 옌위에진(严跃进) 싱크탱크센터 총감독은 “지준율 인하는 부동산 기업의 대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일부 중견 개발상들이 상업 은행의 대출을 받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개인의 주택 담보 대출을 늘릴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집값 하락 추세를 지준율 인하가 뒤집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16년 중국이 내놓은 930 신정책 이후 2년간 부동산 규제 정책이 1선 도시에서 2∙3선 도시로, 최근에는 4∙5∙6선 도시까지 이어지면서 현재 전국 부동산 시장 재고 정리는 일단락된 상황이다.
현재 중국 전국에서 380가지가 넘는 부동산 규제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집값 하락 분위기는 이미 형성됐다. 한 번의 지준율 인하가 부동산 기업의 자금 압박을 일부 해소해 줄 수는 있으나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추세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준율 인하가 위안화 환율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인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지준율 인하는 은행 시스템 유동성 단점을 보완하고 유동성 구조를 최적화 하기 위한 조치”라며 “광의적 화폐(M2)와 사회적 금융 규모의 성장률, 그리고 명목 GDP 성장률이 적절히 매칭되고 있어 위안화는 평가 절하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핑안증권 장밍(张明) 수석경제학자는 “인민은행측의 설명은 위안화 환율이 합리적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올해 연말 달러 대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할 확률은 극히 적다”고 말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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