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며 써 내려간 편지가 병에 담겨 수년 동안 망망대해를 떠돌다 호주 바닷가에서 발견됐다. 최근 대중망(大众网)을 비롯한 중국 언론은 편지를 쓴 중국인 선원의 ‘러브 스토리’를 소개했다.
사연은 지난 8월 호주의 케이트 챌린저(Kate Challenger)가 친구와 함께 퀸즐랜드주 해변에서 유리병을 주운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병에는 조개껍데기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오랜 시간 바다를 표류했음을 알 수 있었다.
케이트가 발견한 병 속의 쪽지는 중국어로 쓰여 있었다. 친구의 도움으로 번역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선원이고, 지금 인도양을 항해 중이다. 약혼녀가 몹시도 그립다. 약혼하자마자 바다로 나오게 돼서 그녀에게 정말 미안하다. 이 병에 내 마음속 사랑을 담아 써 내려 간다. 집에 돌아가면 징(静)과 함께 아름답고 긴 세월을 보낼 것이다. 이 병이 바다를 표류하다 사람들의 손길에 닿을 것이란 기대는 없다. 다만 내 마음 한 조각의 위안을 삼는다”
케이트와 친구들은 애절한 선원의 러브 스토리에 감동해 편지의 주인공 찾기에 나섰다. 중국 친구의 도움으로 지난달 24일 웨이보에 편지의 사연을 알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닷새 만에 사연은 2만6000번 리트윗 됐고, 2만40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지금까지 1500만 명이 사연을 읽었다.
광주일보, 양자만보, 신경보 등 중국 언론뿐 아니라 영국 BBC에서도 사연이 소개됐다. 병 편지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을 찾기 위한 호주와 중국 네티즌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이윽고 지난달 28일 케이트를 도와 웨이보에 글을 올렸던 중국인은 사연의 주인공을 찾았다고 알렸다. 하지만 그는 “기대가 컸던 친구들은 실망할 수도 있어요. 병 편지의 주인을 찾았지만, 이야기의 결말은 아름답지 않았어요”라고 전했다. 또한 사연의 주인공이 자세한 이야기가 밝혀지는 것을 극구 반대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이야기는 전할 수 없다고 전했다.
최근 케이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선원의 약혼녀가 다른 남성과 가정을 이뤘다는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그녀는 편지의 주인공 남성을 매우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비록 사랑을 이루진 못했지만 매우 훌륭한 남성이다. 가정을 이룬 약혼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채고, 피해를 입을 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같은 남성이 많다면 세상은 아름다워질 것이며, 하루 빨리 그가 좋은 여성을 만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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