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하이의 한 유명 국제학교 식당에서 곰팡이가 핀 토마토와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식자재들이 적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재 학교 측은 문제의 식자재 공급 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했으며, 푸동신구 시장관리감독국은 전구(全区) 내 학교 식당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과 신민망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문제는 지난 18일 한 학부모가 점심 시간에 학교에 도착했다가 학생들이 먹고 있던 식사 메뉴를 보고 실망감을 느낀 데서 촉발됐다. 급식은 하루 1인당 24위안의 식비 기준이라고 믿기 어려운 아주 열악한 상태였다. 이에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상담을 요청했고, 이튿날 학교 측은 식자재 공급업체와 함께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한 학부모가 즉석에서 식당을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 식자재 공급업체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학부모들은 식당 주방에서 곰팡이 핀 토마토와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한 양파를 발견했다. 또한 일부 제품의 가공 일자는 하루 뒤인 20일로 찍혀 있기도 했다. 또 다른 제품 포장지 위에 부착된 스티커에는 개봉 일자가 2018년 6월 4일, 유효기간이 2019년 5월 3일로 쓰여 있었지만, 스티커를 떼자 유효기간이 2017년 11월 2일로 나타났다. 또한 세척을 마친 식기류에는 세정제와 음식 찌꺼기들이 눌어붙어 있었다.
학부모들은 “연간 학비가 10만 위안이 넘는데,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런 식사를 하는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면서 울분을 토했다. 학부모들은 사진과 동영상을 물증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푸동에 위치한 이 국제학교는 2001년에 설립되었다. 26개국에서 온 200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 200여 명이 재직한다. 교직원 중 절반은 외국인 교사다. 문제의 식자재 업체로부터 4년간 서비스를 받아왔다.
19일 저녁 푸동 시장관리감독국은 교육국, 위계위 등과 함께 현장 조사를 벌이고, 20일 오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장관리감독국은 일부 식자재의 부패 및 유통기한 경과, 주방 내 일부 조미료와 반제품의 보존 기간 경과 등을 넘겼고, 학교 측은 식자재 제공업체인 ‘상하이이러스식품과기서비스 유한공사(上海怡乐食食品科技服务有限公司)’ 로부터의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모든 구(全区)에 소재한 학교 식당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태는 상하이 내 다른 국제학교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문제의 식자재 공급업체가 상하이의 또 다른 유명 국제학교에도 제품을 공급해왔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업체에서 식자재를 제공받았던 H 국제학교는 한동안 노로바이러스 때문에 학교 식당 문을 닫았는데, 이번 사태로 계속해서 당분간 식당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또 다른 유명 국제학교인 X, H, S, B 등에서도 속속들이 주방 공개 및 위생을 철저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현재 푸동 시장관리감독국은 상하이이러스가 식자재를 제공, 관리하는 기타 학교 및 회사 식당에도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문제의 식자재 공급업체인 ‘상하이이러스(怡乐食, Eurest)’는 세계 500대 기업인 영국 ‘콤파스(康帕斯, Compass)’ 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국제학교 및 글로벌 기업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상하이이러스 업체는 2014년 영업세 112만 위안 체납으로 신용 불량 리스트에 올랐다. 또한 연이어 노동계약 분쟁 등의 민사 소송이 발생했으며, 현재 등기 주소 혹은 영업장은 연락이 닿질 않는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상하이 창닝, 푸동, 장쑤 창수의 분점은 이미 등기가 말소된 것으로 나온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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