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2700억원을 투자해 중국 동박(반도체 제작에 들어가는 PCB 자재) 생산 업체의 지분을 인수한다. 중국 동력 배터리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제일재경(第一财经)에 따르면 SK는 중국 생산량 1위 동박 제조상인 링바오화신(灵宝华鑫) 동박유한책임공사(Wason Copper Foil Co., LTD)의 지분 일부를 인수키로 결정했으며 투자 규모는 27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SK는 링바오화신의 2대 주주가 된다.
링바오화신은 링바오황진(灵宝黄金) 그룹의 완전 출자 자회사로 이원 동력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고정밀도 전해 동박을 주로 생산한다. 현재 연 생산량은 약 3만 톤으로 파나소닉, 한국 LG화학, 삼성SDI, CATL, BYD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고정밀도 전해 동박은 40g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동박의 수요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 연구조사기관 SNE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세계 고정밀도 전해 동박 시장 규모는 12조 8000억원으로 전망된다. 또 연 성장률은 33%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고정밀도 전해 동박은 일반 머리카락의 15분의 1 수준으로 얇기에 고도의 공정 기술과 설비 정밀도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극소수의 기업만이 관련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링바오화신은 현재 중국 동박시장에서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링바오화신의 지난해 매출은 3400억원, 영업이익은 6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BITDA(세전·이자 지급 전 이익)은 20%를 웃돌며 현재 IPO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에 대해 SK 책임자는 “중국 동력배터리 시장 성장률이 가파른 분위기를 타 시장 이윤을 확대하고 전 방위적인 산업 연결 고리를 만들어 기업의 미래 발전 동력을 키우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자를 통해 SK가 중국 시장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보다 많은 공헌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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