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투르니에 | 현대문학 | 2004-01-29
원제 Journal Extime(2002년)
‘외면일기’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내면의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는 내면일기 ‘Journal intime’의 반대말인 ‘Journal extime’로 작가 자신이 만든 조어(造語)이다. 그러니까 이 ‘외면일기’는 작가 투르니에가 꾸준히 적어왔던 크고 작은 일상과 에피소드들, 그리고 그 속에서의 발견과 관찰에 대한 메모라 할 수 있겠다.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계절별로 조밀조밀 엮은 이 글들은 짧지만 깊이 있고 직설적이다. 일상에 녹여낸 그의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유머는 나를 흠뻑 빠지게 했다. 박쥐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생쥐가 소리친다. “오, 천사로구나”
투르니에의 글은 술술 읽히진 않는다. 그래서 날것의 느낌이 강하다. 친절하진 않지만, 그의 근사하고 멋진 문장과 아름다운 농담을 천천히 음미하며 시간을 갖고 읽는다면 쓸쓸한 가을밤도 한층 즐거워질 것이다.
“현실은 나의 상상력의 밑천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어서 끊임없이 내게 경이와 찬미를 자아낸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의 작지만 소중한 일상과 주변의 것들을 아름답고 경이롭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그의 다른 수필집 ‘예찬’도 감히 추천해본다. 2016년 세상을 떠난 작가를 생각하며 그의 다른 작품들도 하나하나 읽어가려 노력 중이다.
한희정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 사이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온 지도 1년이 넘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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