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성급 호텔 결혼식장에 와서 최고급 요리를 먹고, 고가의 술을 실컷 마신 뒤 축의금으로 6.66위안(1088원)을 보낸 친구의 사연이 화제다.
양 씨(杨, 28)는 지난 5월 결혼을 앞두고 오랜만에 대학 기숙사 친구들을 불러 모아 총각파티를 열었다. 대학 졸업 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어느덧 아저씨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함께 모여 지난날의 회포를 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양 씨는 특별히 북쪽 지역에서 온 친구들을 위해 고가의 바이주 ‘우량예(五粮液)’를 주문했고, 친구 8명은 우량예 4병을 비웠다.
술자리와 식사를 마치고 귀가한 양 씨는 친구 리(李) 씨가 보내온 홍빠오(红包)를 받았다. ‘축 결혼’이라고 쓰인 홍빠오에 “고맙다 형제”라고 답변도 보냈다. 하지만 홍빠오를 열어본 양 씨는 두 눈을 의심했다. 달랑 6.66위안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씨는 ‘술김에 친구가 장난쳤겠지’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튿날 5성급 호텔에서 결혼식을 마친 양 씨는 축의금 명단을 살펴보던 중 리 씨의 명단이 빠진 것을 알아챘다. 그제야 양 씨는 리 씨가 보낸 축의금은 6.66위안이 전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양 씨의 부모는 “아마도 술김에 666위안을 보내려는 걸 실수로 6.66위안을 보냈을 것이니 너무 괘념치 말라”고 타일렀다. 양 씨도 차츰 그에 대한 섭섭함을 잊었다.
이후 11월 말경 양 씨는 리 씨가 보낸 청첩장을 받았다. 12월 8일 청두에서 결혼식을 한다는 소식이었다. 양 씨는 친구들과 함께 리 씨의 총각파티에 참석했다.
그런데 리 씨는 이 자리에서 뜻밖의 말들을 쏟아 냈다. “너희들 중 몇몇은 집안이 좋아 근사한 결혼식을 올렸지만, 나는 능력이 없어 근사한 피로연을 열지 못한다”면서 푸념을 쏟아냈다. 대학 동창들의 술을 가져다 리 씨의 현지 친구들에게 돌렸고, 급기야 양 씨를 비롯한 대학 동창들은 무척 기분이 상했다.
그 날밤 양 씨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리 씨가 결혼 축의금으로 6.66위안을 보낸 게 본인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리 씨는 결혼 피로연을 떠나는 자리에서 비싼 담배 2보루까지 알뜰하게 챙겨 떠났다는 사실까지.
실망감이 극에 달한 양 씨와 친구들은 결국 이튿날 결혼식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한 모두 결혼 축의금으로 10위안을 보냈다.
이후 리 씨는 대학 친구들 누구와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양 씨는 “대학 시절 누구보다 체면을 차렸고, 친구 관계도 좋았다”면서 “그의 현재 생활도 여유로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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