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중국 스마트폰의 부상과 경제 부진으로 중국인들은 1만 위안(163만원)의 아이폰을 사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 변화 우려에 직면한 중국 소비자들에게 1000달러(112만원) 짜리 아이폰은 소비하기 어려운 제품이 되었다고 4일 텅쉰커지(腾讯科技)는 미국 AP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팀쿡 애플 CEO는 지난 2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아이폰 판매가 감소하고 있으며, 2018년 4분기 매출은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중국 시장 악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아이폰은 지난해 3분기 애플 전체 매출액의 6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애플의 가장 주요 제품이다. 아이폰의 매출 하락 발표 이튿날 애플의 주가는 10% 하락하며 750억 달러가 증발했다. 5년간 최대 하락폭이다.
애플 및 기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게는 중국 수요 감소가 큰 위기로 여겨진다. 중국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1/3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IT 시장연구 기관 IDC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한 1억3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폰 총 구매량은 2016년 대비 8%~9%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애플의 좌절은 또 하나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나날이 막강해지는 중국 경쟁업체의 제품 원가가 더욱 낮다는 점이다.
애플의 경쟁상대로 여겨지는 중국 제품인 오포(OPPO), 비보(VIVO) 및 샤오미의 일부 스마트폰은 500위안 이하 짜리도 있다. 이들은 중국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가령 다른 통신업체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데이터 및 음성을 전송하는 경우)을 제공하며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IT기업에 종사하는 비비안 양 매니저는 “아이폰 한 대를 1만 위안에 판매하는 것은 지나치게 비싸다”면서 “아무도 이렇게 비싼 휴대폰을 사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소셜미디어 업체에 종사하는 웬웬(袁源) 씨는 “도시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직장인은 물가 상승과 직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다”면서 “월급은 3000위안~1만 위안 사이로 다만 생활비 지출에 만족할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집 안 도움으로 아이폰을 구입했지만 이후 휴대폰을 바꾸게 된다면 보다 저렴한 샤오미로 바꿀 생각이라고 전했다. 집도 차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1만 위안짜리 아이폰은 사치품으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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