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소셜네트워크(SNS)인 웨이보(微博)에서 돈을 주고 팔로워, 스크랩, 조회수 등을 조작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CCTV는 ‘놀라운 데이터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인터넷 인기 스타(流量明星)’들의 웨이보 데이터 조작 비중이 80%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최근 웨이보에 게재된 한 연예인의 신곡 홍보 영상은 스크랩 수 1억 건이 넘었다. 현재 중국 웨이보의 사용자가 총 3억 3700만 명인 점을 감안해 보면 사실상 3명 중 1명은 해당 영상을 스크랩한 셈이다.
또, 일부 연예인이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일상 생활을 공유한 게시글도 조회수 또는 좋아요 클릭 수가 적게는 백만, 많게는 1억 건을 기록하는 일도 허다하다.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에 대해 베이징모데이터회사(北京某数据公司) 자오용쇼우(曹永寿) 대표는 “이는 사람이 클릭한 게 아니고 기계 프로그램이 조작해낸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400명의 팔로워 또는 스크랩수 100건을 단돈 10위안(1670원)에 판매하는 업체를 찾을 수 있었다. 판매자는 다수 연예인과 왕홍(网红, 인터넷 유명인)이 자신들에게서 해당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으며 그중 일부는 장기 파트너 관계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이토록 쉽게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하는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그동안 인기 스타가 사실은 빈 껍데기였다”, “믿었던 인기가 돈 주고 산 거품 뿐이었네”라며 한탄했다.
논란이 일자 신랑 웨이보(新浪微博)는 24일 오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웨이보는 “지난 2월 3일부터 웨이보의 스크랩, 평론 통계 방식을 100만 단위로 변경했다”며 “이는 “클릭스, 팔로워수 등을 중시해 ‘죄수의 딜레마’를 조장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 조작 건에 대한 관련 집법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법률적인 개선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난징대학 신문방송학과 바이징(白净) 교수는 “시청률 조작, 데이터 조작 등의 사건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며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이고 가품과의 전쟁처럼 장기전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리꾼들은 빅데이터를 무작정 따라가지 말고 이성적으로 변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눈 앞에 이익을 좇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예술 작품을 놓치는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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