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임정 100주년 - 일제강점기 배경 영화]
1919년 3.1운동과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이 어느덧 100년의 세월을 지나왔다. 슬픔으로 얼룩졌던 일제강점기 끝에는 해방의 기쁨이 존재했다. 하지만 기쁨의 이면에는 1990년대 와서야 밝혀진 우리 민족의 아픈 손가락 위안부가 있다. 아래 소개하는 3편의 위안부 관련 영화들은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기에 현 세대에 더욱 가슴 아프게 와 닿는다. 이제 남은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3명뿐이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한국의 역사는 무수히 많지만, 그 중 위안부 문제는 해결의 결말로 마무리돼야 할 우리 민족의 한이 서린 역사다.
아이캔스피크
•2017년 | 119분
•감독: 김현석
•출연: 나문희, 이제훈, 박철민, 염혜란
지난 1월 29일 향년 93세를 일기로 별세하신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해 이용수 할머니, 그리고 2년 전 별세하신 김군자 할머니가 국제사회에 위안부의 피해를 알린 실화를 그린 영화 아이캔스피크는 2017년 개봉하여 많은 관객이 눈물을 훔치게 했다. 영화 초반에는 주인공인 나옥분이 8 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으며 구청 직원들을 괴롭히지만, 한편으로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성질 고약한 ‘도깨비 할매’ 로 나와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배경에 중심이 되는 강인함과 용감함은 모두 당신의 인생을 진실 규명과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받기 위해 싸워온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변하는 수식어들이다. 이 영화에서 위안부 피해자는 동정의 대상이 아닌 정의와 진실을 요구하는 주체성 있는 여성으로 그려진다.
귀향
•2016년 | 127분
•감독: 조정래
•출연: 강하나, 최리, 손숙, 백수련
2016년 개봉한 영화 귀향은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먹먹한 위안부의 실태를 여과 없이 전달한다. 강일출 할머니가 17살 어린 나이에 끌려가 일본군에게 당한 수모는 영화 속 주인공인 정민에게 투영되며, 영화는 위안부로 끌려간 어린 소녀들의 삶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처참히 드러낸다. 영화의 제목인 ‘귀향’은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뜻의 귀향이 아닌 귀신 ‘귀(鬼)’를 썼다. 타향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이 영화를 상영할 때마다 돌아온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영화는 우리나라 고유의 씻김굿을 통해 단순히 위안부를 폭로하는데 그치지 않고 위안부 문제를 향한 회복의 염원을 절실히 보여준다. 더 나아가 관객에게 현세대가 위안부의 한을 풀 수 있는 열쇠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허스토리
•2018년 | 121분
•감독 민규동
•출연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가장 최근인 2018년에 개봉한 영화다. 기존 위안부의 아픔을 그리며 감정에 호소한 영화들과는 다르게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여성들이 직접 일본 정부에 사죄를 바라며 투쟁한 관부재판을 바탕으로 탄생한 영화이다.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인 김문숙 할머니는 동년배 위안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부족함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일본인과 다름없는 신식 교육을 받으며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대학까지 졸업했다. 하지만 한창 위안부 문제가 수면으로 떠 오르던 1990년, 그녀는 위안부 문제의 진실규명을 외면하는 사회에 환멸을 느끼며 직접 여성 운동에 뛰어든다. 영화 허스토리는 역사적인 결말을 써냈음에도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문숙 할머니의 기적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현세대도 힘을 모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준다.
학생기자 전채연(YCIS Y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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