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가 보안을 이유로 중국 기업에 동성애자 데이트 앱을 매각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펑파이뉴스(澎湃新闻)는 로이터 통신을 비롯해 다수의 외신 보도를 인용해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동성애자 데이트 앱인 ‘그라인더(Grindr)를 소유한 중국 게임회사 쿤룬완웨이(昆仑万维,300418)에게 해당 앱 매각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쿤룬이 미국 재무전략 기업 코웬앤코(Cowen&Co)를 통해 이번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그라인더는 지난 2009년 출시한 전세계 최대 규모의 LGBTQ(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퀴어)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주로 GPS를 기반으로 주변의 대화 상대를 찾을 수 있도록 기본 정보를 제공하고 채팅, 사진 전송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사진과 함께 위치, 연령, 성적 취향과 HIV 감염 여부 등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쿤룬완웨이는 2008년 설립된 모바일 게임회사로서 자회사 쿤룬그룹유한회사를 통해 지난 2016년 1월 약 9300만 달러(약 1056억원)에 그라인드 지분 61.53%를 인수했다. 이듬해 7월 나머지 38.47% 지분을 1억 52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2018년 1월 그라인드 인수를 마무리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그라인드 앱은 미국 동성애자 시장 점유율 1위 앱이다. 본사는 미국 LA에 두고 있는 이 앱은 전세계 196개국에서 27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 30% 이상이 미국인이며 하루 평균 앱 사용 시간은 페이스북보다 훨씬 긴 50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라인드 인수 당시 쿤룬 측은 “매우 희소성 높은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이라며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해외 증시 상장까지 발표하면서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던 찰나였다.
미국이 최근 국가 보안을 이유로 자국의 SNS를 인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만약 미국 정부 측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한 경우라면 쿤룬은 이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31일 쿤룬완웨이는 CFIUS 측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기업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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