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세데스 벤츠가 중국에서 때 아닌 품질논란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14일 시안(西安)에서 66만 위안(약 1억 2000만원)의 벤츠 차량을 구입한 뒤 주행거리가 1km도 되지 않아 엔진에서 기름이 유출한 사실이 공개되었다고 신민만보(新民晚报)가 보도했다. 차주인 왕첸(王倩, 30세)은 심각한 ‘품질 문제’라 주장하며 환불이나 신차 교환을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무상 수리 원칙만 주장하고 있다.
이 여성은 업체의 태도에 불만을 갖고 4S점 매장에서 해당 차량 보닛에 올라가 큰 소리고 업체의 부당함을 외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같은 날 정저우(郑州)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역시 벤츠 4S점에서 40만위안(약 6800만원)에 C260시리즈를 구입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핸들 작동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업체 측은 확인 결과 해당 차량의 핸들 부스터 장치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차주 왕(王)여사는 신차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했지만 이 업체 역시 해당 부품 교체만 무상 수리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두 피해 소비자 모두 벤츠 4S점에서 차량을 구입했다. 4S점(4S店)이란 판매, 부품, 정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브랜드 대리점을 뜻한다. 구매와 a/s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많은 소비자들이 4S점에서 차량을 구입한다.
두 소비자 모두 자신들의 상황은 중국의 3포정책(三包政策) 즉 무상 수리, 무상 교환, 무상 환불 조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승용차의 수리, 교환, 환불 책임 규정>에 따르면 차량 구매일로부터 60일 이내 또는 주행거리 3000km 이내인 차량에서 핸들, 브레이크, 차체 파열 또는 기름 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는 차량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고 판매자 역시 이를 수용할 책임이 있다고 나와있다.
그러나 두 4S점 모두 해당 부분 수리만 고집하다 언론에서 이 사건을 주목하자 관련 책임 부서에서 곧 관련 답변을 내 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안 4S점의 경우 차량 품질 문제 외에도 자동차 할부 구매를 권유해 ‘금융서비스’라는 명목으로 15200위안(약 257만원)을 추가로 결제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 차주 왕첸은 “원래 60만 위안 차 값을 일시불로 지급하려 했지만 직원이 할부 구매를 권했다. 첫 할부금을 결제한 뒤 금융서비스비라며 15200위안을 추가로 결제하도록 했고, 영수증도 발급해 주지 않고 개인 QR코드로만 결제 하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확인한 결과 이 금융서비스 비용이란 자동차 대리점과 금융회사간의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었다. 소비자가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의무는 없지만 일부 고가 브랜드나 인기 차종에 대해서는 최대 차 값의 5%까지 부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방뤄(方洛)로펌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대리점이 차량 판매 전 해당 결함을 알았다면 이는 소비자 기만으로 자동차 가격의 3배를 배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금융서비스비에 대해서는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소비자 기만 행위라고 판단되지만 "그 책임자가 불분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자칫 벤츠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전국 4S점 역시 이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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