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이다. 이날은 유네스코의 권고에 따라 자유로운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전 세계적으로 진실을 위해 투쟁한 언론인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1993년 12월 20일 유엔 총회에서 선포됐다. 과거 힘든 싸움을 통해 얻어낸 언론의 자유, 현재 우리 삶에 있어 언론이라는 개념의 주소는 어디일까. 유네스코가 지정한 것처럼 우리는 자유 언론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것일까?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그 개념은 복잡한 ‘언론’을 자세히 살펴보자.
언론의 사전적 정의는 ‘매체를 통해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지만 좁은 의미의 언론은 대중매체, 즉 우리가 흔히 ‘미디어’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텔레비전이나 신문 속에서 메시지가 전달되는 과정을 뜻한다. 하루에도 포털사이트에 수십번씩 오르내리는 실시간 검색어를 클릭해보면 수많은 관련 기사들이 가지 치듯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의 이슈 거리를 주제로 썼다기에는 내용은 너무 빈약하다. 그저 단순히 독자들의 이목을 끌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을 쓰지만, 조회수를 많이 올린 기자들은 결과적으로 이익을 보게 되며 악순환의 반복은 계속된다.
인터넷 뉴스에 댓글란을 조금만 살펴도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인 ‘기레기’를 남발하는 댓글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언론답지 못한 언론’을 향한 경멸의 표현이다. 우리가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같은 뉴 미디어 플랫폼의 급증으로 사람들이 언론의 보도에 완전히 의지하지 않게 된 것도 한 몫 하지만, 더 큰 이유로는 오보를 꼽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뉴스 오보로는 가슴 아픈 멍울인 세월호 참사의 ‘전원 구조’ 오보가 있다. 이 오보는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후 무수히 쏟아지는 추측성 기사들은 그 혼란을 극대화시켰다. 반복되는 오보는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언론사에게 진실을 규명하기는커녕 질 낮은 조사를 하고 이슈를 만들어내기에만 급급한 ‘기레기’라는 오명을 씌우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 외에도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와 유거브(YouGov)가 최근 미국, 독일, 영국 외 유럽의 6개 국가의 응답자 1만 8000명으로부터 수집한 뉴스에 대한 신뢰와 관련된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뉴스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뉴스 매체에 대한 편견과 언론의 입맛에 맞게 대중을 선동하며 기삿거리를 만드는 언론사의 행위를 가장 많이 꼽았다고 한다. 뉴스 매체에 대한 편견은 주로 정치적 성향의 차이에서 나타난다.
쉽게 예를 들자면,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독자가 진보적인 매체에 편견을 갖고 그 매체의 뉴스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편견 자체가 언론에 대한 불신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언론이 대중을 향해 선동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무작정 특정한 논란에 성급한 일반화를 시켜 심각성을 높이거나 숫자를 활용해 객관적인 수치를 내세우며 뉴스의 신뢰도를 일부러 높이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진정한 언론과 언론인은 어떠한 자세를 갖춰야 할까? 진정한 언론이란 시민들을 대변하며, 그들이 올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의 객관적이고 편협하지 않은 사실을 전해줘야 한다. 그저 이슈 거리의 한 중개인이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 그 이슈를 해석하고 ‘진실’이라는 가치를 위해 끊임없이 묻고 탐구해야 한다.
언론의 자유는 주어졌지만 대중들의 진실을 알 권리는 아직 보장되지 않은 것일까? 펜은 칼보다 가볍지만 하나의 기사가, 하나의 뉴스가 뱉어내는 언어의 파급력은 실로 무겁다. 투쟁해서 얻은 귀한 언론의 자유인 만큼 5월 3일,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빌어 우리 스스로 언론을 통한 진실을 알 권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학생기자 전채연(YCIS Y12)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