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시장을 이끄는 코리아 패션 -
-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시장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 제공 필요 -
KOTRA 선양 무역관은 현지 유학생들과 국내 유망 소비재 기업을 연결하여 현지 창업 활동을 지원하고자 지난 3월 14일 ‘중국 내수 진출 챌린저스 육성사업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해당 사업 참가 학생 중 창업 의사를 밝힌 한국 학생 32명을 선발해 4월 20일 ‘1인마켓 챌린저스 발대식’을 진행했다. 본 사업은 한국소비재기업 ‘가로수(GAROSU)’와 협업하여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당일 발대식에는 가로수 이승진 대표가 함께 자리했으며, 이승진 대표를 대상으로 중국 현지 창업 스토리 및 창업 전략 등 창업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인터뷰 내용
Q1) 본인 및 ‘가로수(GAROSU)’에 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현재 ‘가로수(GOROSU)’라는 브랜드를 창립하고, 운영중인 대표 이승진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했고, 졸업 직후 바로 SK네트웍스 패션본부에 입사해 18년간 한 직장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런 해고로 직장을 잃고, 당시 재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구직 전 창업에 도전해보자’라는 결심 하에, 2013년 말 가방 하나 달랑 메고 중국으로 와, 상하이 대표 패션 도매시장인 ‘치푸루(七浦路)’에 7평 남짓한 규모의 작은 공간에서 패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014년 초 ‘가로수(GOROSU)’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가로수라는 이름은 신세대들의 패션, 뷰티, 카페 등이 집합되어 있는 서울의 핫플레이스, 가로수길에서 착안해 온 것으로 가로수는 온ᆞ오프라인을 통해 한국의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한국의 문화를 중국에 공급ᆞ유통하는 KSCM(Korea Supply Chain Management) 종합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로수 이승진 대표
자료원: KOTRA 선양무역관 직접 촬영
Q2) 가로수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무엇인가요?
A2) 상하이 지역을 중심으로 지콤마, 샘물, 이슬, 멀티브랜드, 가로팝 등 여성 패션 관련 자사 브랜드 8개의 도소매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으며, 베이징, 톈진(天津), 우한(武汉), 쑤저우(苏州) 등지에 가로수 직영점을 운영하는 등 리테일 비즈니스까지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색이 강한 중국시장 특성을 고려하여 카테고리를 패션(Fashion), 뷰티(Beauty), 라이프스타일(Life Style), 식음료(F&B), 오락(Entertainment) 다섯 가지 항목으로 늘려 한국 제품과 문화 전반을 중국에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KOTRA, 네이버 차이나랩, 대구광역시, 중소기업청, 경기도, 각종 패션협회, 한국 8개 대학교 등과도 MOU를 체결한 상태로, 가로수는 현재 전 중국에서 가장 많은 한국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최근에는 샤오청슈(小程序), 샤오홍수(小红书), 타오바오(淘宝) 등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온라인 비즈니스도 실행하고 있습니다.
Q3) 중국에서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3) 제가 창업을 생각할 당시만 해도 한국의 창업 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보통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정형화되어 있거나, IT 등의 특수 계통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18년 동안 패션부문에서만 종사해왔기 때문에, 제게는 옷 장사가 가장 자신 있고, 쉬운 창업 프로세스였습니다. 따라서 당시 한국의 창업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하였고, SK네트웍스에 근무하며 4년여 간 중국 주재원 생활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Q4) 중국 창업 시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4) 길다면 긴 18년 간의 직장 생활을 끝으로 가방 하나 달랑 메고 중국으로 왔습니다. 당시 사업 자금이라고는 1500만 원밖에 없었고, 정부기관이나 주변의 투자 없이 홀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업 초기 7평짜리 매장에 살다시피 하면서 란저우라면만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그 때가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제게 정말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사업이 잘 되다가 한 순간에 주저앉았을 때 입니다.
2015년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패션박람회를 계기로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사업을 확장시키고자 무려 200개의 가맹점과 계약을 체결했고, 전국 70여 개 매장에 600만 위안 가량의 옷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3개월 만에 계약했던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투자했던 큰 돈을 잃었습니다. 때문에 회사를 처음부터 다시 성장시켜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그 때가 제겐 너무 어렵고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직영점만을 운영하는 것으로 비즈니스 구조를 바꾸게 되었고, 이 경험을 계기로 회사는 더욱 견고해질 수 있었습니다.
Q5) 한국과 비교했을 때 중국 패션시장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5) 고객이 추구하는 소비성향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패션시장이 유행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중국은 개성이 뚜렷해서 어느 한가지 특색이 있다고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지역별, 개인별 성향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유행하는 아이템, 혹은 한가지 제품군만으로 승부를 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는 한 가지 제품만을 취급하지 말고 각각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제품군을 취급해야 합니다. 그래서 현재 가로수의 비전 또한 ‘취향을 설계하는 곳, 가로수’, ‘Design your Life’라고 할 수 있습니다.
Q6) 가로수 브랜드를 중국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은?
A6) 2015년 3월에 열린 제 1회 상하이 국제패션박람회 치크쇼(Chic Show)에 참가했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처음 열린 박람회였기 때문에 전 세계의 패션업계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때문에 당시 도매 옷 장사를 해서 번 돈을 전부 투자해 박람회에 20칸되는 규모의 공간에 아주 크게 가로수의 옷을 전시했습니다.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님에도 너무나 큰 규모였기 때문에 전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가로수 매장에 집중되었고,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큰 규모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로수의 이름을 각인시킨 이후, 해당 시점을 계기로 급성장을 하게 되어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 가로수 이름이 검색되기 시작했고, 백화점에도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Q7) 중국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은?
A7) 제품에 대한 진정성과 회사의 운영주체를 중국사람들로 구성한 것이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공인을 받은 품질이 인증된 한국 제품을 중국에 들여오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로수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고, 가로수 직원 대부분을 중국사람으로 구성해 각 지역별 특색이 강한 중국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즉, 문화와 사람의 적절한 융합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비결이 있다면, 꾸준한 스토리 텔링을 통해 가로수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온 것입니다. 상품 하나를 전시하더라도 조명의 밝기를 디테일하게 설정하는 등 가로수만의 감성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8) 중국의 창업 생태계에 대한 본인의 평가는?
A8) 제가 보는 중국의 창업 생태계는 아주 좋습니다. 중국 정부의 다양한 창업 지원 정책들과 알리바바 마윈을 비롯한 수많은 창업 성공 모범사례들 덕분에 중국의 유니콘 기업은 매년 16개씩 증가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수많은 청년들이 창업을 선택하고, 지속적으로 창업 모범사례가 나오는 등의 선순환 구조로 앞으로도 중국의 창업 생태계는 좋을 것이라 전망합니다.
Q9) 중국 현지에서 창업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요?
A9) 두려워하지 않고 실제 창업의 길로 뛰어 들 수 있는 도전정신과 직접 발로 뛰며 중국기업, 중국 사람들과 소통하며 중국시장에 부딪힐 수 있는 개척정신을 갖춰야 합니다. 이론적 세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 도전이 없다면 영원히 창업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충분한 중국 내수시장 조사 후, 거기서 그치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중국시장에 뛰어드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안목을 갖추시길 바랍니다. 처음부터 좋은 안목을 갖추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서 그들이 가진 안목을 배우시길 바랍니다.
Q10) 중국 창업 시 주의해야 할 점은?
A10) 사업을 하다 보면 누구나 언젠가 한번쯤은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그 위기의 크기가 다를 뿐 입니다. 따라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위기극복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저 역시 앞서 얘기했다시피 잘 되던 사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한 순간 사업이 잘 된다고 방심하지 말고,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할 줄 알아야 합니다. 다만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라고 해서 리스크를 두려워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투자를 할 때는 과감하게 할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리스크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그 것을 극복하고 이를 계기로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11) 본인 및 가로수의 향후 계획은?
A11) 더 많은 센터들과 매장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현재 1, 2선 도시를 중심으로 직영점을 운영 중이지만, 앞으로 작은 소도시까지도 매장을 넓혀갈 예정입니다. 또한 전국 직영센터에 그 지역별 특성에 맞는 온라인 툴을 개별 장착하는 신유통 O2O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사회공헌을 함께하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홀로 창업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수많은 미래 우수인재들을 키우고 함께 성장하며 한국의 패션산업에 기여하고, 중국 내수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 패션과 뷰티 등 아름다운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더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Q12) 중국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12) “Start Small, Think Big”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에 의존하지 말고, 시작은 자신이 가진 역량 안에서 작게 시작하되, 꿈은 크게 가지라는 말입니다. 물론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아 창업을 시작한다면, 더욱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제 3자의 도움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면, 위기가 닥쳤을 때 혼자서 극복해나가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누군가의 투자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작 전부터 그런 사항들을 염두에 둔 채 시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시작해야 위기상황에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 우물만 파지 말라고 조언해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하기 쉬운 것만을 생각하지 말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중국은 지역별 특성이 강한 나라이므로, 다양한 상품과 가격,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나와 다른 분야의 사람과 많이 소통하고 함께 협업하는 비즈니스 능력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현재 변화가 빠른 중국시장에서 한 분야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여러 사람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뤄내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 시사점
ㅇ 지역 색이 강한 중국시장 특성에 맞춰 다양한 제품군을 취급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
- 유행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시장과는 달리 지역별, 개인별 개성이 강한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한가지 제품군만을 취급해서는 안됨.
- 각 지역 특색에 맞춰 상품, 가격, 서비스를 다르게 제공하는 신유통 플랫폼을 적용해야 함.
-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른 분야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네트워킹 활동이 필요함.
ㅇ 현재 중국의 창업 생태계는 매우 좋은 편이라고 평가함.
- 중국 정부의 다양한 창업 지원 정책들과 수많은 창업 성공 모범 사례들을 바탕으로 현재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는 창업 열풍이 불고 있음.
- 취업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어남에 따라 창업 성공사례 역시 비례해서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 양상을 띄고 있음.
ㅇ 현지 창업을 위해서는 도전정신과 개척정신,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안목이 요구됨.
- 이론적 세팅에서 벗어나 실제 창업의 길로 뛰어들 수 있는 도전정신과 몸소 체험하고, 발로 뛰는 개척정신이 필요함.
- 중국시장의 트렌드를 발 빠르게 읽을 줄 아는 안목을 갖추어야 함.
자료원: KOTRA 선양무역관 자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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