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제품 회사 거리(格力)와 아오커스(奥克斯)의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거리와 아오커스는 에어컨시장에서 점유율 2,3위를 차지하는 경쟁업체로 이번 싸움은 거리의 둥밍주(董明珠) 회장이 아오커스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며 실명제보를 하면서 시작됐다.
거리전기(格力电器)는 아오커스공조(奥克斯空调)가 '불합격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며 신고했다. 거리는 6개월전부터 아오커스의 에어컨을 구입해 자사 실험실 및 제3자 검사검측기관에 의뢰해 검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결과 아오커스 에어컨은 효율성, 에너지 등 면에서 실제 표기 및 홍보하고 있는 내용과 큰 차이가 있다면서 아오커스가 '소비자권리 침해, 불공정 경쟁, 시장질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거리의 둥밍주 회장은 과거에도 거침없는 발언과 돌발행동으로 유명하다. 이번 실명신고는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아오커스에 큰 위협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에어컨시장은 거리, 메이디(美的), ,하이얼(海尔)이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으나 최근에는 아오커스를 비롯한 기타 브랜드들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 오면서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기술적인 요구가 높지 않은 분야이다보니 품질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에어컨 선택의 기준은 자연스럽게 '가격'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거리보다 거의 3분의 1가량 가격이 저렴한 아오커스의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크게 증가하며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거리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온라인매장에서 아오커스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중이캉(中怡康)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거리의 시장점유율은 12.1%로 메이디(35.1%)에 크게 뒤졌을뿐만 아니라 아오커스(24.2%)에도 크게 못미쳤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여전히 메이디가 33.3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거리가 비록 2위 자리를 지켰으나 아오커스가 바싹 추격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거리의 실명 신고에 대해 아오커스 관계자는 "관리감독기관도 아니고 소비자도 아닌 거리가 아오커스를 제보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아오커스의 매출이 56% 급증한데 비해 거리는 오히려 11.6% 하락했다"면서 "자신들의 시장을 아오커스에 빼앗겼다고 생각해 이같은 일을 벌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6월 18일 쇼핑축제가 시작되기 직전에 이같은 일을 벌이는 것은 불공정 경쟁소지가 다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6~2019년 무작위 샘플검사 29차례 진행한바 있으며 제품 합격률이 100%에 달했다"면서 이번에 불거진 품질 문제를 일축했다. 또 "회사 명예훼손 등과 관련해 현재 경찰에 신고를 했고 유관부문에 제품품질 검사를 의뢰한 상태"라면서 "조만간 검사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전기제품은 반드시 3C인증을 받아야 생산, 판매가 될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생산 제품이 100% 합격품이라는 보장은 없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한편, 누리꾼들은 "거리의 주장이 진실인지, 아오커스 에어컨 품질에 진짜 이상이 없는지 그 결과가 중요하다"면서 조만간 발표되는 유관부문의 조사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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