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인 UBS가 발표한 인플레이션 관련 보고서에서 중국을 모욕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해 중국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보고서는 스위스 현지시각 12일에 UBS가 발표한 세계 인플레이션 관련 보고서로 이 중 중국 소비자 물가 상승을 설명하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을 설명하던 과정에서 중국돼지(Chinese pig)라는 표현이 발단이 되었다고 13일 인민일보(人民日报)가 전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파울 도노반 UBS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인플레이션을 분석하면서 “It matters if you are a Chinese pig(당신이 중국 돼지라면 문제가 된다)”라는 표현을 썼다. 앞뒤 문장을 살펴보면 여기에서 말하는 ‘중국 돼지’는 중국의 돼지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보고서를 접한 중국인들은 중국인을 인종차별하는 뉘앙스가 가득하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chinese pig라는 말 자체가 모욕적인 단어다”, “번역상의 문제가 아니라 애널리스트로서 이 같은 단어를 보고서에서 사용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 “다른 표현을 사용했어야 한다”라며 해당 표현 자체에 대해 지탄하는가 하면 “UBS와의 모든 업무를 중단하자”, “중국 블랙 리스트에 UBS를 올리자”, “해당 애널리스트는 공개 사과하고 해고해야한다”며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의 돼지라는 뜻이 중국인이 돼지라는 뜻은 아니지 않냐” ,”중국인돼지가 아니라 중국의 돼지라는 건데…앞뒤 문맥상 전혀 인종차별적인 뜻은 아니지 않나”라며 다소 과장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커지자 UBS는 즉각 해당 보고서를 삭제하고 공개 사과에 나섰다. 그러면서 해당 보고서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및 중국 소비자 가격 상승을 설명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파울 도노반 역시 블룸버그사의 인터뷰 당시 “문화적으로 민감한 용어를 사용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를 정중히 사과했다.
그러나 중국의 대형 증권사인 해통증권(海通证券)의 자회사인 해통국제증권그룹은 이미 사내 메일을 통해 UBS와 모든 거래를 끊겠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금융기관들의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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