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이저우(贵州)성에 사는 한 청년이 이웃을 ‘웃겨 죽게 만든’ 장본인이 돼 누리꾼들 사이 화제다.
24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은 이웃과 농담한 일로 돌이킬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된 저우(周)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해 2월 구이저우성 준이(遵义)현에서 저우 씨는 또래 이웃 거우(苟) 씨와 동네 매점 입구에서 우연히 마주친 뒤 농담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서로를 밀치기도 했는데 바로 그 때 거우 씨 안색이 급격하게 창백해지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저우 씨는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고 죽은 척하지 말라며 흔들어 깨웠다. 하지만 바닥에 쓰러진 채 미동도 하지 않은 거우 씨를 보고 상황이 심각함을 직감했다.
파래진 얼굴에 미약해지는 숨소리까지 확인한 저우 씨는 결국 두려움에 구조할 생각도 않고 집으로 줄행랑을 쳐버렸다. 이후 매점 주인이 긴급하게 쓰러진 거우 씨의 가족들을 불러왔지만 이미 숨지고 난 뒤였다.
거우 씨 가족들은 매점 주인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뒤 저우 씨를 찾아갔다. 하지만 저우 씨는 이들에게 냉담한 태도로 일관했고 결국 화가 난 가족들은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부검 결과 거우 씨의 사인은 관상동맥성심질환으로 인한 호흡 기능 상실로 밝혀졌다. 비록 농담을 건낸 저우 씨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을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저우 씨를 체포하고 검찰에 기소했다. 이웃으로 지병을 알 가능성이 있음에도 장난을 친 행위, 위급한 상황에서 달아난 행위에 민사, 형사적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준이현 검찰청은 저우 씨가 죽은 거우 씨의 지병을 몰랐다는 점, 농담이 사망에 이르게 한 요인이 5~10% 비중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들어 민사 상의 손해 배상만 책임지도록 처벌했다.
결국 농담을 하다 이웃을 사망에 이르게 한 죄값으로 저우 씨가 가족들에게 6만 위안의 보상금을 주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됐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