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시간을 확인한다. 아침 먹는 시간을 재고, 학교의 등교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탄다. 이토록 익숙하게 우리 곁에 남아있는 시간에 우리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시간은 사람이 만들어낸 개념이다. 태초에는 분명 시, 분, 초 등의 숫자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쟀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의 우리처럼 숫자로 시간을 재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이며, 사용된 특정한 숫자는 어떤 의미를 가졌길래 선택됐을까?
선조들의 시간
현대의 시계가 생겨나기까지 우리는 많은 시도를 했다. 그 중 잘 알려진 것은 선조들의 시계인 ‘앙부일구’이다. 앙부일구는 해시계의 일종으로 세종 16년에 만들어졌다. 시간을 글이 아닌 12지신이 새겨진 그림으로 대체해 백성들에게도 시간을 알 수 있게 했다. 둥근 지구 모양을 표현해 시각선, 계절선을 표시했다. 시각선인 세로선은 7줄을, 계절선인 가로선은 13줄을 그었다. 해가 동쪽에서 뜨면서 지는 그림자가 가리키는 곳, 또는 그림자의 길이를 보고 계절과 시간을 아는 원리이다.
해시계가 날씨가 좋은 날이어야만 작동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물시계, 자격루 등을 만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선조들은 1각이라는 단위를 사용했는데, 우리 시간으로 15분을 의미한다. 이는 차를 마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잰 것이므로 정확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12시간, 12진법
현재 우리는 숫자를 셀 때에 12진법보다 10진법에 익숙해져 있다. 그렇다면 중국과 한국이 과거에 12지신을 사용해 시간을 쟀던 것과, 현대에 이르러 12시간제를 사용해 12진법을 사용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3가지의 이론으로 그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우리가 10진법을 사용하는 이유가 사람의 손가락 수가 10개인 것 때문이라면, 4000년 전 수메르인은 손가락의 마디 개수를 셌다는 이론이 있다. 손가락마다 마디가 3개이며, 엄지를 숫자 세는 데에 사용할 경우 한 손의 손가락은 4개이다. 따라서 각 손 마디를 세어보면 12의 숫자를 셀 수 있었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은 고대 이집트로 흘러가는데, 이집트인은 낮과 밤을 각각 12시간으로 나누기 위해 데칸별을 사용했다. 데칸별은 밤의 깊이를 헤아리기 위해 이용하는 별인데, 밤 동안 12개의 데칸별이 떴기에 이집트인은 데칸별이 뜨는 것을 보고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설은 동양의 12간지다. 하루를 12등분해자시, 축시, 인시, 묘시, 진시, 사시, 오시, 미시, 신시, 유시, 술시, 해시를 사용해 시간을 측정했다.
60분, 60진법
우리가 시간을 12시간으로 나눈 것과 달리, 분과 초는 60으로 나누었다. 여기에는 3가지 설이 있다.
첫번째는 바빌론 사람들에 의해서이다. 바빌론 사람들은 60진법을 수메르인에게 배웠다. 수메르인은 두 부족으로 구성됐는데 한 부족은 5진법을, 다른 한 부족은 12진법을 사용해 둘의 공통 분모인 60을 사용해 서로 계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두번째 설은 고대 바빌로니아이다. 고대 바빌로니아인은 10진법이나 12진법 대신 60진법을 자주 사용했다. 그 이유는 60이라는 숫자가 약수가 많아 나눌 수 있는 방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배분 또한 중요했다.
마지막으로는 기하학에 의한 이유도 있는데,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지구의 주기가 360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그들은 태양의 각도를 360이라 생각하고, 이를 6등분해서 얻은 숫자인 60을 사용했다. 원을 6등분한 이유 또한 6등분하기 위해 그려진 반지름이 6개의 정삼각형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Hour, Minute, Second
미터, 센티미터, 리터, 그리고 밀리리터와 같은 단위는 사람이 만들었다. 이는 약속이며, 1초라는 시간 또한 그렇다. 1초는 정해진 시간을 1초라고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단위가 됐다. 그렇다면 처음에 1초는 어떻게 쟀을까? 지구가 한 바퀴 도는 시간인 하루를 12시간, 24시간으로 나누었다.
‘Hour’라는 영어 단어는 그리스어인 ‘Hora’에서 유래됐다. 이 단어는 시간의 경과(lapse)를 뜻한다. 이후 1시간을 60분으로 나눠 ‘Minute’라는 단어를 부여했는데, 이는 ‘아주 작다’라는 뜻의 형용사로 쓰인다. 때문에 1시간의 작은 부분이 1분이 된다. 이는 1분이 1초가 되는 이유와 같은데, ‘Second’라는 단어는 ‘Second Minute’에서 유래된 것이라 1분을 1초로 세분화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학생기자 김소운(SSI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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