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에서 방영 예정인 시트콤에서 중국 할머니를 희화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환구망(环球网)에 따르면 영국 BBC 채널의 어린이 채널인 CBBC에서 올해 8월부터 방영 예정인 ‘Living with the Lams’라는 시트콤의 대본이 사전 유출되었다. 이 시트콤은 6~12세를 대상으로 한 드라마로 맨체스터의 한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중국인 가족의 생활을 담았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해당 시트콤의 대본을 봤다는 사람이 이 시트콤은 백인 작가가 쓴 것으로 아시아계 연출자들의 참여가 없어 중국에 대해 심각한 편견과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폭로했다.
특히 극중 중국 할머니는 안하무인에, 하루종일 가래침만 뱉고, 포춘쿠키만 끌어안고 있는 인물로 표현했다.
이 소식을 들은 중국인들과 중화권 협회에서 해당 드라마 제작 중단을 주장하고 나섰다.
영국극단의 동아시아인협회(BEATS) 측은 CBBC에 항의서를 제출하고 시트콤 제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일부 중국계 배우들도 이번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뜻을 같이 했다. “다음 세대는 이런 모욕을 받지 않기 위해 우리는 싸울 것이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BBC가 줄곧 중국인이나 아시아인들에 대해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었고 종종 영국 드라마에서도 아시아인들을 무시해왔다고 주장했다.
BBC에 반격하기 위해 BBC에 근무하는 중국계 기자 Elaine Chong는 영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과 함께 <우리들의 할머니>라는 다큐 영상을 제작해 진정한 “중국 할머니”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은 “우리 할머니가 세상에서 최고다”라며 BBC를 비난했다. “BBC는 중국 할머니를 모른다”, “위대한 할머니, 어머니가 있는 중국이 부러웠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굳이 중국 할머니를 희화화 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 할머니는 평생 손녀 손주 예뻐하며 희생하고 지내신 분이다”라며 할머니와의 추억을 곱씹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사실 세상의 모든 할머니가 다 좋을 순 없다…난 여자라서 남녀차별을 많이 받아왔다”, “옛날 할머니 세대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문화수준이 낮은 건 사실”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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