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격해지는 한국과 일본간의 무역분쟁에 중국기업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중국 관영지인 환구시보(环球时报)가 밝혔다. 15일 환구시보는 ‘일본게이자이신문’ 보도 내용 일부를 인용해 한·일간의 무역 분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에 공급 중단은 중국 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으로 볼 때 한 제품의 생산에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장 메모리, OLED 등의 제품이 그 중 가장 대표적이다. 일본기업(중국) 연구소는 “한·중·일 간에는 뚜렷한 분업화가 되어있다”며 일본이 반도체와 OLED 재료를 한국에 수출하면 한국은 반도체와 OLED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은 이를 휴대폰, TV 등으로 재가공해 전세계에 수출하는 것이다.
미국 IT 전문 미디어인 TechCrunch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RAM과 NAND 플래시 메모리 분야 세계 최대 제조국으로 세계 시장의 각 40%, 35%를 점유, SK하이닉스는 세계 2대 DRAM 칩 제조상으로 세계 시장의 31%를 점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이 생산한 반도체와 OLED 제품은 중국이 주요 수출지다. 2018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 규모는 1281억 5000만달러로 이 중 대(對)중 수출액은 857억 8000만달러에 달했다. 일본 게이자이신문의 경우 만약 한국기업의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화웨이 등 중국의 스마트폰 생산 기업의 생산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피해를 입을 제 3국으로 단연 중국이 가장 먼저 꼽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수입하는 반도체 메모리의 48%가 한국산이라고 밝혔다. 만약 한·일 양국의 무역분쟁이 길어진다면 미국에서 대체품을 수입할 수 있지만 중국 역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대체품을 수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무역분쟁이 중국에게는 ‘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남화조보(南华早报)’는 “이번 계기를 통해 중국이 한·일 양국이 독점해 온 반도체 시장을 선점해야한다”며 중국의 신흥강자 출현에 기대를 걸었다. 또한 한국이 독자적으로 원재료 및 핵심 부품을 개발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국에서 새로운 대체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일 양국의 ‘반도체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국 관련 제품의 생산량은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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