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 청와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관망하는 입장이다.
23일 환구시보(环球时报)는 한국이 22일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종료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앞서 한국과 일본은 역사 문제가 경제 무역 문제까지 확대돼 양국 관계가 ‘건교 이래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모두가 예측하지 못한 결정으로 문재인 정부의 강경한 태도가 매우 뜻밖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아베 총리는 이번 결정에 어두운 표정으로 일관했고 고노 외무상은 한밤 중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종료 결정에 대해 항의 입장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어 지소미아 종료는 한미일 군사 협력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으로 지난 21일 데이비드 H. 버거 미국 해병대 사령관이 도쿄에서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해 한미일 3국이 인식을 같이한다는 동맹 믿음에 균열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미국의 권고를 뿌리치고 강행한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에 일본이 향후 어떠한 반격을 할지, 미국은 어떻게 나올 지 답안을 기다리는 것은 한미일 삼국 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중국 역시 관련 사안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드러냈다.
한편, 신문은 지소미아와 한국, 일본 매체 반응에 대해 자세히 전했다. 지소미아는 1945년 한국이 일본의 식민 통치에서 벗어난 이후 양국이 맺은 최초의 군사협정으로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27일이라는 단기간 내 맺어져 야당에게 ‘매국 협정’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어 협정이 체결된 이후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이 교환한 군사 정보는 29건에 불과하며 다수 국민들은 침략 역사에 대해 부정하고 반성의 태도조차 없는 일본과 군사 협력을 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지소미아는 한국에게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재팬타임스는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스티븐 나지 부교수 말을 인용해 “지소미아 종료는 향후 한미일 삼국이 북한과 중국 궐기에 대응하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특히 일본에게는 이번 결정이 한국이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협력 파트너가 아니라는 강렬한 신호탄이 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끝으로 한국 YTN 보도를 인용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가장 실망할 것은 미국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지만 사실은 아베 일본 총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소미아로 북한의 군사 정보를 획득한 뒤 북한을 핑계 삼아 집단적 자위권 행사 기회를 잡으려 하기 때문이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헌법 개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아베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