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사진, 동영상 촬영 기능을 대폭 강화한 아이폰11 시리즈를 출시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아이폰11을 ‘위빠(浴霸, 화장실 안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난방 기구) 아이폰’이라 부르며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11일 텐센트과기(腾讯科技) 등 현지 매체는 애플 아이폰11 시리즈의 중국 시장 출시를 알리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오는 20일부터 중국에 정식 출시되는 신제품은 아이폰11, 아이폰11프로, 아이폰11프로 맥스 세 종류로 출고가는 각각 5499위안(90만원), 8699위안(145만원), 9599위안(16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작과 비슷하거나 100위안 저렴해진 셈이다.
이번 아이폰11 시리즈는 트리플 렌즈가 탑재돼 사진, 동영상 촬영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넓은 화각의 풍경 사진과 좁은 공간에서의 접사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광학 줌은 최대 4배까지 가능해졌다.
동영상 촬영의 경우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고 노이즈를 줄이는 나이트 모드를 제공한다. 전면 트루뎁스 카메라로 1200만 화소의 4K 비디오와 슬로우 모션 비디오 촬영이 가능하다. 또, 동영상 편집 기능이 강화돼 촬영 후 즉시 잘라내기, 필터 적용 등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이 밖에도 아이폰11 시리즈는 배터리 성능 향상, 사운드∙디스플레이 사양 향상, 모바일 프로세서 A13 바이오닉 탑재 등의 특징을 보였다.
중국 누리꾼은 아이폰11 시리즈 후면 트리플 카메라가 중국 욕실에 설치된 난방 시설과 닮았다며 ‘위빠(浴霸) 아이폰’이라 부르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눈에 띄는 변화로는 모바일 프로세서 A12에서 A13으로 변경된 점,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된 점밖에 없다는 점을 꼬집으며 “혁신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누리꾼들은 “위빠 카메라는 화웨이가 먼저 출시해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아이폰, 실망, 또 실망”, “애플 아이폰 신작 중 가장 유감스러운 제품”, “이번 추계 발표회를 통해 애플은 더 이상 혁신이 없다는 걸 확연히 알게 됐다”, “5G 지원도 안 되는 스마트폰을 출시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중국 언론은 애플이 이번 발표회에서 처음으로 화웨이를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에 탑재된 애플 모바일 프로세서 ‘A13 바이오닉’이 삼성, 화웨이, 구글 전자제품보다 빠른 중앙처리장치(CPU)와 뛰어난 그래픽처리장치(GPU)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은 “애플이 신제품 출시회에서 처음으로 화웨이와 공식 비교를 한 것은 화웨이에 거대한 경쟁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이자 화웨이를 인정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