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챗이 이르면 올해 안에 신용 결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12일 신류재경(新流财经)에 따르면 최근 텐센트(腾讯)는 신용 결제 상품 ‘펀푸(分付, 임시 명칭)’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펀푸’가 정식 출시되면 향후 조건을 갖춘 위챗 이용자는 기간 할부, 선 구매 후 지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위챗의 신용 결제 시스템은 이르면 올 4분기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위챗페이 팀은 일부 은행, 소비자 금융회사와 합작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펀푸’는 웨이리따이(微粒贷, 위챗∙QQ 이용자의 온라인 소액 대출 상품)와 동일하게 신용 리스트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은행, 금융기관과 협력하여 운영될 방침이다.
텐센트의 신용 결제 상품 출시는 기존 신용 결제 상품인 알리바바 산하 마이진푸의 ‘화베이(花呗)’, 징동의 ‘바이탸오(白条)’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징동은 지난 2014년 2월 바이탸오를, 마이진푸는 2015년 4월 화베이를 정식 출범시켰다. 지난 4~5년간 이들 두 신용 결제 상품은 각각 징동, 알리바바라는 IT 공룡 기업을 등에 업고 이익을 창출해 왔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바이탸오 영업 이익 잔고는 344억 49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화베이의 경우 지난 2017년 말까지 대출 잔액이 992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용 결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화베이와 바이탸오에 위챗페이까지 가세하면 오는 2020년부터 중국 신용 결제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분석가는 “위챗이야 말로 화베이의 ‘가장 유력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텐센트가 더 늦게 시장에 진출한다면 말 그대로 ‘너무 늦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할부 결제 습관은 중국인들에게 빠르게 스며들고 있기 때문에 늦게 시장에 진출할수록 더 많은 자본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알리페이는 보고서에서 올해 1월까지 글로벌 이용자 수가 이미 10억 명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중국 국내 사용자는 7억 명에 달한다. 위챗페이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사용자 8억 명을 돌파했다. 사실상 중국에 잠재된 신용 결제 사용자 수가 대략 8억 명으로 추산되는 셈이다.
한편, 아이리서치(iresearch·艾瑞)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제3자 모바일 결제 거래 규모는 55억 4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4.7% 증가했다. 이중 알리페이가 53.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 차이푸통(财付通, 위챗페이 포함)은 39.9%로 그 뒤를 이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