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1월 구글의 산하 기업인 ‘California Life Company’, 줄여서 칼리코(Calico)는 ‘인간 500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인간수명연장을 위해 그들이 연구하고 있는 대상은 다양한데, 그 중 대중에게 가장 주목을 받은 종은 벌거숭이 두더지 쥐이다. 같은 크기의 쥐보다10배 긴 수명인 32년을 살 수 있는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인간 나이로 800년을 산다.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암에 걸리지 않고 통증조차 느끼지 않는다.
구글 칼리코는 이 종의 어떤 물질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인지를 중점으로 알아보고, 인간에게 대입해 노화 방지 솔루션을 찾고자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과학자들과 기업들이 수명연장의 단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생률이 나날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점들을 노화 방지와 수명연장을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인 동시에 그동안 자연의 법칙으로만 여겼던 것에게 새로이 도전하려는 연구인 것이다. 하지만 수명연장이 마냥 좋은 일일까?
현재 대다수의 선진국은 현대사회의 커다란 문제점 중 하나인 고령화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의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사망률은 감소하는 반면, 여성의 사회진출과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출생률은 감소하고 있다. 늘어나는 노령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국가는 연금제도와 같은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자금은 세금으로부터 온다. 만약 의학기술로 인간수명이 더욱 길어진다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노령인구에 맞춰 복지제도 적용의 범위가 확장될 것이고, 이에 국민이 내야 하는 세금과 부담도 동시에 증가할 것이다. 청년 실업률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이러한 상황을 수용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환경적 관점에서도 인류의 수명연장은 부정적이다. 환경자원은 인류의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고, 나아가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 만약 인간 사망률이 감소하여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인구수는 증가할 것이다.
또 늘어난 인구수를 부양하기 위한 자원 사용은 나날이 커질 것이다. 인류의 환경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환경자원은 한계가 있기에 언젠가 고갈될 것이다. 이는 지구환경에 악영향을 끼쳐 결국 그 영향 아래 있는 인류에게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인간의 수명연장기술을 통한 인구수 증가가 지구의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의학기술의 발전이 무조건 부정적이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새로운 의학기술을 대입한 후 그 부작용을 예측할 수 없고, 보장된 안전이 없기에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인간수명연장이라는 달콤한 꿈을 맹목적으로 좇기보단 그 이면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바라보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또 이후 수명연장이 불러올 파장에 대비해야 한다.
학생기자 김예진(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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