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홍콩 경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어플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앞서 중국 인민일보가 제기한 비판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봉황망(凤凰网)에 따르면, 애플은 9일 앱스토어에서 ‘홍콩맵라이브(HKmap.live)’ 어플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홍콩맵라이브은 홍콩 현지에서 시위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어플로 경찰 위치, 최루탄 사용 여부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애플은 “홍콩맵라이브 사용이 법 집행자와 홍콩 거주민에게 해를 가할 수 있음을 이해했다”며 “홍콩 사이버보안 및 기술범죄 당국(CSTCB) 조사를 통해 어플이 홍콩 경찰의 위치를 추적하고 매복 공격하는 데 사용돼 공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자들은 이미 해당 어플을 통해 경찰이 없는 곳을 골라 주민들에게 해를 입히고 있다”며 “어플이 애플의 규정과 현지 법률을 위반하고 있기에 앱스토어에서 삭제키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애플은 초기에는 홍콩맵라이브의 앱스토어 판매를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일 입장을 바꿔 해당 어플 판매를 허가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报)는 ‘폭도를 위한 호위, 애플은 잘 생각했는가’는 제목의 평론을 통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평론은 “애플은 흑백을 따지지 않고 정세도 보지 않으며 눈으로 본 사실과 진상을 돌보지 않고 앞서 이미 허가를 거부한 상황에서 문제의 어플을 허가했다”며 “폭력 시위대를 위해 문을 크게 연 것은 고의로 공범이 되려 한 것이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애플과 타 기업은 시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중국이 안녕하고 홍콩이 안녕해야 그들의 시장이 더 넓어질 수 있고 지속될 수 있다는 진리를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플의 결정에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홍콩 시위대의 극단적은 폭력 범죄 행위는 반드시 억제되어야 하며 지지와 관용의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외국 기업의 중국 내 투자를 환영하지만 반드시 중국의 법률 법규를 준수하고 중국 인민의 민족 감정을 존중해야 하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은 최근 거센 논란이 일고 있는 NBA 홍콩 시위 지지 발언을 언급하며 애플의 이번 결정이 NBA의 대처 방법에 비해 이성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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