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속 성소수자 캐릭터
‘LGBT’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트랜스 젠더를 합친 단어로 성 소수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성 소수자들의 인권이 이슈화되면서 미디어 노출 또한 늘어났다. 디즈니도 오래 전부터 성소수자 캐릭터를 등장시켜왔다. 어떤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는지 들여다보자.
미녀와 야수 실사판 조연 리푸는 남성동성애자 ‘게이’ 캐릭터로 나온다. 리푸는 “하루는 개스턴이 되고 싶고, 또 하루는 개스턴한테 키스하고 싶은 사람”이라 표현됐다. 이 고민 성 소수자들이 성 지향성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이로 표현된 리푸는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게이’같은 이미지인 ‘여성스러운’ 걸음걸이, 말투, 행동을 하고 있지 않다. 이 부분에서 디즈니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게이는 성적인 것에만 관심 있다는 편견도 부정하면서 관객들이 동성애자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고 있다. 하지만 영화 개봉 후, 동성애 차별법에 따라 러시아에서는 만 16세 이상 관람가로 바뀌는 등 영화 상영을 제한했다. 리푸는 디즈니 영화 내 게이라고 정확히 묘사된 첫 번째 캐릭터로, 디즈니는 상영에 제한이 있기는 했지만 디즈니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겨울왕국>의 오큰(Oaken)
‘오큰’은 엘사의 동생인 안나가 엘사를 찾으러 가면서 들리는 상점 주인이다. 오큰은 사우나에 있는 가족들에게 인사하는데, 사우나 안에는 아이들과 남자가 있다. 이 장면을 통해 오큰이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키우는 모습이 보이면서 많은 호모포비아(동성애에 무조건적인 혐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미녀와 야수> 속 리푸는 잘 모르고 넘어간 사람들이 많았지만, <겨울 왕국>의 오큰은 영상으로 직접적으로 보여주면서 더 큰 반발이 일어났다. 또한 이 장면은 동성애자 커플들이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것이 아이에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논쟁이 일으켰다. <겨울왕국 1>에서 동성애자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겨울왕국 2> 엘사의 여자친구 유무가 최근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겨울왕국 2>에 대한 기대
<겨울왕국>이 2013년도에 개봉하고 많은 성소수자들은 엘사가 레즈비언이라고 생각했다. 이 후 <겨울왕국 2> 제작 소식이 전해지면서 “엘사에게 여자친구를”라는 해시태그가 SNS에 올라왔다. 성소수자들은 겨울왕국 삽입곡인 ‘Let It Go’를 성소수자들의 주제가로 부르면서 엘사에게 여자친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러나 8월 말 제작사는 엘사가 이성적•동성적 사랑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겨울왕국 2>에서도 엘사의 러브스토리는 나오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엘사의 캐릭터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디즈니 첫 성소수자 주연 커플을 기대했던 많은 팬들은 아쉬움을 표현할 수 밖에 없다.
학생기자 박성언(SAS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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