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고속도로에서 고장으로 멈춰선 화물차가 구조대를 불렀다가 말도 안되는 견인비 지급을 협박당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5일 CCTV가 보도했다.
지난달 18일, 후난성(湖南省)의 한 고속도로에서 대형 화물차 한대가 파손된 도로 위를 달리다가 그 충격으로 차량에 고장이 생기면서 멈춰서게 됐다. 운전기사는 곧바로 고속도로 구조대에 연락을 취했고 얼마 뒤 구조대와 함께 견인회사의 크레인 두대와 견인차 한대가 도착했다.
견인회사는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운전기사에게 긴급 구조비로 20만 위안(3380만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하며 합의서 사인을 강요했다. 운전기사가 이를 거부하자 '사인하면 8만 위안에 해주겠지만 안하면 교통방해로 취급해 강제 견인에 들어가겠으니 20만위안을 내라"고 협박했다.
그후 운전기사는 자동차 수리를 시작했고 구조대는 '현장 유지비'라며 8500위안(143만원)을 받고 돌아갔다. 3시간여만에 자동차 수리가 끝나고, 화물차 기사가 "견인이 필요없으니 가라"고 하는데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견인회사는 5만 9천위안(997만 원)의 출동비를 요구했다. 크레인과 견인차의 시간당 사용료를 계산하면 997만 원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화물차 기사가 자신이 부른것도 아닌데 왜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냐며 크게 반발하자 이들은 화물차가 떠나지 못하도록 승용차로 앞을 막는가 하면 견인회사 직원이 화물차 옆에 붙어서서 주행을 방해하는 등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렸다.
이에 운전기사가 경찰을 불러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의 대처 또한 가관이었다. 경찰은 채무분쟁이기때문에 상대가 운전기사를 억류하지 않았다면 문제될게 없다면서 "상대방 보고 차를 빼라고 한다면, 그럼 파출소(경찰)가 당신 대신 5만위안을 물어줘야 하는가?"하고 운전기사에게 반문했다.
그후 도로공사의 개입으로 화물차 기사가 견인회사에 2000위안을 지급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사회적 여론이 크게 들끓었다.
부르지도 않은 견인회사 차량이 누구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것인지, 이 과정에 비리가 없는지, 말도 안되는 구조비를 요구한 견인회사와 고속도로 구조비용 기준(2800위안)보다 훨씬 많은 돈(8500위안)을 받아간 구조대, 그리고 엉터리 대응을 한 경찰 등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자 사건 발생 열흘 뒤인 지난달 29일 고속도로회사는 관련자 3명에 대해 징계 조치하고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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