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산하의 전자 부품 제조업체 삼성전기가 장쑤성 쿤산(昆山) 공장을 청산하고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 사업을 정리한다.
18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에 따르면, 최근 삼성기전은 쿤산 삼성 전기 유한공사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고 해당 법인의 자산을 모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쿤산 삼성전기 법인은 2009년 9월 1일 등록 자금 5억 6350만 달러에 설립됐다. 이어 이듬해인 2010년 6월부터 HDI 정식 생산에 돌입해 삼성 전기 HDI 사업의 주력 생산 기지로 활용됐다.
삼성전기의 이 같은 결정은 중국 대륙 및 타이완 지역 제조업체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쿤산 법인의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 전기 쿤산 법인은 최근 몇 년간 계속 적자를 유지해왔다.
삼성전기는 부채 상환을 위해 쿤산 법인이 발행한 3836억원 상당의 신주를 매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근 직장을 정리한 쿤산 삼성전기 전 직원에 따르면, 쿤산 개발구에 있는 공장은 지난 5일 생산 중단 결정을 발표하고 오는 24일 공장 문을 완전히 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삼성전기에서 6년 이상 근무했으며 보상액은 ‘N+5(근속 년도 N+5)’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기는 한국 부산에 위치한 HDI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베트남 공장에서는 AS 관련 제품만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점차 규모를 축소, 사업 정리 수순을 밝힐 전망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에서의 삼성 스마트폰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자 최근 삼성은 중국 스마트폰 공장을 정리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매출은 334만 대로 시장 점유율은 1%도 채 미치지 못한 0.8%에 불과했다. 이에 삼성은 지난 10월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 공장인 광동 후이저우(惠州) 법인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삼성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완전히 중국에서 철수하고 인도, 베트남으로 이전한다는 의미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삼성은 선전에 있는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톈진의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한 바 있다.
중국 내 삼성 스마트폰 공장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상황임에도 삼성은 메모리칩으로 여전히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5G 네트워크 상용화로 삼성은 중국 내 5G 설비, 기술 등에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2일 산시(陕西) 시안의 반도체 공장에 8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NAND 플래시 메모리칩 생산량을 늘릴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앞서 총 108억 달러(12조 6600억원)의 자금을 프로젝트 1기에 투입한 뒤 70억 달러(8조 2000억원)를 프로젝트 2기에 투자한 바 있다. 이어 추가 투입되는 80억 달러를 합산하면 프로젝트 2기에만 총 150억 달러를 투자할 전망이다.
삼성은 현재 갤럭시S10, 갤럭시 노트10+, 갤럭시 A90 5G 등 다양한 기종의 5G 스마트폰을 출시한 상태다. IDC가 지난 11월 발표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 월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중국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48만 5000대로 삼성의 3분기 중국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9%로 화웨이에 이어 2위로 선방했다.
한편, LG 이노텍도 지난달 말 HDI 사업을 정리하고 관련 노동력과 자원을 반도체 사업으로 이전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