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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한국학교 급식 사태 일파만파

[2019-12-21, 07:48:49] 상하이저널
부실-불신-갈등-자질 논란까지

상해한국학교가 급식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부실 급식 사진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급식업체에 대한 불신, 학부모간 갈등, 학교장 자질 논란으로까지 치달으며 일파만파 번졌다. 급식 개선으로 간단히 마무리될 사안이 학교장의 반말•차별 발언으로 확대되면서 상황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급식 사태 해결 주체는 누구?

급식 사태 초기 학부모들의 요구는 명쾌하고 간단했다. 아이들의 급식 환경이 개선되는 것. 이러한 학부모들의 요구에 실질적인 개선책을 내놓는 것이 급식 사태 해결의 핵심이다. 그러나 부실 급식 문제가 불거진 지 8일째, 성난 학부모들은 부실 급식에 대한 ‘해명’에 들인 노력만큼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면 이렇게까지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급식 사태에 대해 한번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부실 급식으로 불안한 학부모들은 “위챗 반톡방을 통해 학부모회, 급식소위원회 등으로 대표되는 학부모들이 올린 글로 상황을 짐작해야 했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반 대표가 올린 글은 많은 질문과 의구심을 야기시켰고, 오히려 학부모들간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급식 사태 8일째인 20일(금), 학교는 급식과 관련해 첫 공식 입장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런데 최근 급식 사태에 대한 해명도, 사과도, 개선책도 아닌, 지난 18일(수) 개최했던 ‘급식 공청회 조치사항 안내’에 불과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시정조치를 요구한 사항들을 급식업체인 CJ 프레시웨이에 이메일로 ‘전달’했고, 답변이 오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운영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급식운영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것. 이는 공청회에서 언급한대로 “학교는 관리•지도의 역할”일 뿐, 급식 환경 개선의 주체는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16일(월) 급식업체인 CJ 프레시웨이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와 함께 학부모들의 건의사항 3가지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건의나 개선 필요사항은 영양사나 법인장에게 직접 연락”하라고 안내했다.

결과적으로 ▲학부모회(급식소위)는 위챗 반톡방을 통해 급식 사태 상황을 설명하고 학부모들간 갈등을 빚느라 애를 먹었고 ▲급식업체는 학부모 면담에서 나온 개선사항을 뒤늦게 반영하겠다고 나섰으나 ▲학교는 급식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기보다, 부실 급식 사진을 올린 학부모들을 추궁하고 질책하기 급급해, 이 과정에서 교육자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운 발언으로 모두에게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겼다.

부실 급식 원인은?

SNS를 타고 급속히 전파된 상해한국학교 급식 사진을 본 교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물론 사진을 본 학부모들은 “매번 사진과 같은 급식이 배식될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 한 번이더라도 학부모들이 납득이 가도록 해명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책을 제시해 안심시키면 되는 일이다. 

지난 18일 열린 급식 공청회에 참가한 급식소위원회 한 학부모는 “매주 두 차례 식자재 검수와 모니터링을 한다. 몇 달 전부터 초등학생들의 급식 양이 적다, 냉동식품을 줄여달라는 등 내용을 보고서에 작성했다”고 밝혔다. 또 “급식 모니터링 결과를 학교에서 꼼꼼히 확인했거나, 확인 후 급식업체에 시정해달라고 전달됐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신문권 행정실장은 “보고서에 직접 사인을 하고 영양사에게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책임을 면치 못한다는 것 인지하고 있다”라며 관리•지도에 소홀했음을 인정했다. 또 행정실장은 지난달 학생들의 구토 설사 등으로 인해 급식 검사를 의뢰한 결과가 나왔음에도 급식소위에 전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급식실 책임자로서 사과했다.

또한 “음식 낭비를 줄이기 위해 초등학생 배식을 적게 해왔다”는 학교측 설명이 있었지만, 학부모들은 “급식소위에서 올린 모니터링을 반영했더라면 사진 유출도, 부실 급식 사태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량 배식을 요구했다.

무엇이 개선됐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나?

CJ 프레시웨이는 우선 13일 학교측과의 면담을 통해 학부모들이 요구한 ▲정량 급식(요청 시 추가 배식) ▲가공식품 사용 최소화(1끼당 1개 이하) ▲균형 있는 영양 식단(급식 영양 성분 일일 공지) 등 3가지 개선사항을 제시했다. 현재 영양 성분 공지 외에 2가지는 실행 중이다. 

또한 CJ 프레시웨이는 18일 공청회에서 학부모들이 요청한 ▲일일점검 및 불시점검 실시 ▲급식비 지출내역 공개 ▲학부모 모니터링 결과 반영 ▲개별 음식 칼로리 표기 ▲영양교사 배치 등 개선 요구사항은 추후 답변을 줄 예정이다. 공청회에서 제기됐던 당일 제공 급식사진은 현재 홈페이지에 게시되고 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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