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후 중국 언론의 보도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环球时报)가 한국 언론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26일 환구시보는 ‘한국 언론은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고 함부로 정치적으로 해석, 비판하지 마라’는 제목의 사평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홍콩∙신장 발언 관련한 중국발 보도에 대해 한국 언론이 ‘아전인수격 보도’라고 입장차를 보인 데 대한 비판 입장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최근 중국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이 끝나자 일제히 관련 뉴스를 전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홍콩 사태를 비롯해 신장 관련 문제까지 모두 중국의 내정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국 언론은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긴 설명에 잘 들었다는 취지로 말했을 뿐”이라며 중국 언론이 상대국 정상의 발언을 왜곡해 보도하는 ‘외교 결례’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이에 대해 “정상회담이 끝난 뒤 양국의 보도 중점 차이는 자주 발생하는 일”이라며 “한국 언론이 그들의 입장에서 정리하고 해석한 대통령의 발언은 설령 중국인들의 인식과 다르다고 해도 우리들은 개의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중∙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보도 중점 내용이 달랐음에도 양국에서는 큰 논란이 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의 일부 보수파 매체가 ‘중국 보도 내용이 틀렸다’며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하고 심지어는 중국을 ‘가짜 친구’라고 공격한 데에 의아함을 표한다”며 “또 다른 매체는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한국의 ‘사대주의’를 반영하고 있다고도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의 한 마디로 양국에서 상이한 보도가 나간 데 대해 한국 일부 매체가 이 같이 격렬한 감정을 표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 같은 매체들의 표현은 결코 한국 사회에서 자랑할 만한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한국 매체의 반응에 우리는 놀라움을 표한다”며 “한국 일부 매체의 이 같은 보도가 자신들의 이익 수호를 위한 습관적인 행위일 뿐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일부 한국 언론인들은 서양의 가치관과 같아 중국과 서양의 가치관이 충돌할 때 서양의 편에 선다”고 말하며 “이것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중국 앞에서 자부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이들은 중국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특별한 집착을 갖고 있지만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한국 한 매체가 중국을 ‘가짜 친구’라고 지적한 데 대해 “그렇다면 누가 한국의 진정한 친구인가? “한국에 방위비를 한 번에 5배나 부풀린 미국인가,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 핵심 기술 공급을 중단한 일본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문제에서 누구의 이익이 한국과 가장 가까운 지,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데 만약 중국이 한국의 ‘가짜 친구’라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진정한 친구가 몇이나 되겠는가”라며 강조했다.
끝으로 신문은 “한국 일부 매체의 민족주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들의 발언은 한국 언론과 사회에 존중을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보수 매체들은 자신들의 민감한 감정을 자제하고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 최소한의 책임감을 갖길 바란다”며 “이게 바로 그들이 가져야 할 양심과 이성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