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 ‘사냥’을 즐기는 중국 지리자동차가 이번에도 해외 자동차 기업에 투자한다.
16일 신랑재경(新浪财经)에 따르면 최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저장 지리 홀딩스(浙江吉利控股)에서 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기업인 애스턴 마틴 지분 19.9%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지리 측과 애스턴 마틴 경영진 간에는 지분 인수에 관한 논의가 진행된 상태이며 지리는 애스턴 마틴에 대한 자금 실사에 들어간 상태라고 전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애스턴 마틴 측 대변인은 직접적인 지리 홀딩스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 “현재 잠재적인 투자자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리 홀딩스 측 역시 직접적인 ‘부정’없이 “해당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지리 홀딩스의 최측근 인사는 “만약 지분을 인수할 경우 단순한 재무적인 투자가 아닌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협력이 논의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급차 사업의 공백 보완?
애스턴 마틴은 초 럭셔리 스포츠카 제조기업으로 107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영국 기업이다. 일각에서는 지리의 지분 투자가 기존에 보유한 ‘로터스(Lotus)’ 고급차 사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017년 5월 비리 홀딩스는 영국 로터스 그룹의 지분 51%를 인수한 바 있지만 최근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그 이유로 로터스의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열세가 지적되었다.
따라서 애스턴 마틴의 기술력을 통해 로터스 자동차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터스는 지리가 인수한 이후부터 사업이 회복되고 있다. 2019년 광저우 모터쇼에서 첫 순수 전기 자동차인 Evija를 발표하며 10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애스턴 마틴, 경영난 극복할까?
애스턴 마틴은 최근 계속 경영난을 겪고 있다. 2019년 자동차 판매량은 5819대로 전년 동기대비 7% 감소했고 2018년 10월 상장한 주식도 하락세가 이어져 시총이 70% 증발했다. 영국 현지에서 스포츠카에 대한 소비와 선호도가 이전보다 크게 감소한 것과 경쟁사인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등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 원인이다.
따라서 지리의 투자는 곧 애스턴 마틴에게도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지리자동차의 투자소식이 알려지자 애스턴 마틴의 주가는 한 때 15.32% 상승해 469.7파운드를 기록한 바 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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