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 춘절을 앞두고 돈을 주고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를 임시 대여해 주는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17일 상하이열선(上海热线)에 따르면, 올 춘절이 다가오자 중국 SNS를 비롯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명절 기간 애인 대행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는 광고 글이 다수 등장하기 시작했다. 명절에 오랜만에 모인 어른들의 결혼 독촉을 피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한 대행 업체는 춘절 기간 여자친구 대행 가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비용은 하루 2000위안부터 시작해 연령대에 따라 금액이 추가됐다. 이들은 고객이 원한다면 임시 애인의 사진 제공, 사전 통화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명절 기간 애인 대행 서비스’는 2년 전부터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서비스는 결혼 정보 업체가 중개하는 방식으로 하루 500위안가량 지불하면 성사됐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관련 시장은 체계화되고 전문화되어 대행 가격은 과거의 4배를 웃돌았다.
현지 누리꾼들은 이 같은 서비스의 등장에 대해 안타까운 중국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다수 누리꾼들은 “도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명절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 “일도 바쁜데 애인 만날 시간도 없고 어른들 잔소리는 듣기 싫으니 거짓말이라고 해도 이용할 수 밖에”, “올해 명절을 평화롭게 지내기 위한 이들의 지혜로운 선택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금품 관련 범죄, 성범죄가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위험하니 금지해야 한다”, “가족들에게 거짓 즐거움을 주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부모를 일시적으로 안심시키는 게 나중에는 더 큰 상처로 돌아올 텐데”라며 반대의 입장을 표했다.
한 변호사는 “최근 보편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애인 대행 사업은 사실 법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하지만 도덕적인 문제가 남아있고 사기 등 범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