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 증가세가 크게 줄며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증상을 숨긴채 해외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주 저장성(浙江省)에서 발생한 확진자 7명은 모두 이탈리아에서 유입됐으며 그 중 6명은 지인 사이로, 코로나 증상을 속이고 중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북경상보(北京商报) 등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문제의 왕(王) 여사는 지난달 16일부터 코로나 증상이 나타났으나 이같은 사실을 숨긴채 자신의 식당에서 일하던 직원들과 함께 중국으로 입국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왕 씨는 이탈리아 국적을 취득한 화교로, 이탈리아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녀와 직원 등 5명은 지난달 26일 이탈리아에서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이튿날 비행기를 갈아타고 상하이푸동공항에 도착했다. 이들 일행은 코로나 증세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숨기고 공항을 빠져나왔으며 28일 렌트카를 타고 저장성 칭톈(青田)에 도착 후 격리 조치됐다. 이들 5명 모두 3월 2일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왕 씨의 식당에서 근무하던 예(叶) 씨는 홀로 입국했다. 이탈리아 첫 코로나환자의 밀접 접촉자였던 예 씨는 지난달 28일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29일 독일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상하이푸동공항에 도착했다. 예 씨 역시 렌터카를 타고 칭톈으로 이동 후 격리조치됐으며 왕 씨와 같은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저장성에서 확인된 해외 유입 코로나환자는 10명이며 이 가운데서 왕 씨와 관련된 확진자는 그녀를 포함해 9명이다.
코로나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숨긴 채 중국을 선택한 그녀에 대해 누리꾼들은 "고향 건설에는 코빼기도 안 보이고, 바이러스 옮기는데는 천리길도 마다 않는다"라는 말로 이기적인 행태를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코로나에 걸린채 국제선을 여러번 갈아타고 그 많은 승객들은 무슨 죄?", "렌터카 기사는 또 무슨 죄?", "살기 위해서였다고 하지만,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었다면 푸동공항에서 사실대로 말했어야 한다" 등등 댓글을 달며 그녀의 무모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비난했다.
칭톈현 공안국은 왕씨, 예 씨 등 6명이 입국 당시 건강상태를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행위가 관련 '형법'과 전염병 예방퇴치법을 어겼다며 고발, 조사키로 했다.
이밖에 지난 10일 베이징에서도 해외 유입 코로나 환자가 6명 발생했다. 이 중 4명은 어머니 치우(邱) 씨와 자녀 세명으로, 이탈리아 거주자들이었다. 치우 씨의 남편은 지난달 27일부터 코로나 증세가 나타나 이탈리아 병원에서 치료 중이었다. 치우 씨도 3월 4일부터 기침과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지않고 8일 밀라노에서 출발해 아랍 아부다비에 도착후 비행기를 갈아타고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이들 일가족은 세관 검사에서 마른기침 등 증상이 발견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허난성 정저우(郑州)에서는 첫 해외유입 코로나환자가 발생했다. 이 남성은 3월초 아부다비, 밀라노 등을 다녀왔으나 당국에 해외여행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나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남성은 이달 7일 귀국 후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 하는 등 일상생활을 해오다 10일 해외여행 사실을 확인한 경찰에 의해 곧바로 격리조치되고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중국은 코로타19 사태가 발생한 후 역병 지역 여행 사실 또는 건강 상태를 숨기는 등 행위에 대해 처벌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허난성의 한 남성은 자신이 우한(武汉)에서 왔다는 사실을 숨기고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 한명을 전염시켜 실형 8개월을 선고받았고, 코로나환자와의 접촉사실을 숨겨 37명이 격리되는 사태를 빚은 산동성의 한 남성은 10개월 실형을 받기도 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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