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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19 ‘집콕’에 한국 라면 수출 ‘껑충’

[2020-07-03, 15:10:10]

코로나19로 중국 현지에서 외식을 기피하고 가정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찾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한국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한국농림축산식품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한국의 대중국 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라면 수출액은 무려 63.9%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박성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상하이 지사장은 제일재경(第一财经)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 내 ‘집콕 경제’가 한국 식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데 큰 몫을 했다”며 “특히 화동 시장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 진출의 새로운 추세, ‘남쪽으로’

 

최근 상하이 랜드마크인 동방명주에서 개최된 ‘2020 K-푸드 페스티벌’에서는 신라면, 불닭볶음면, 진라면 등 한국 라면이 단연 현지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렸다.

 

초기 한국 라면은 주로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는 동북 지역 또는 일부 한인촌에서 주로 유행했다. 그러다 중국 현지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박성국 지사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신선한 것’을 시도하기를 즐기는 중국 젊은이들이 샤오홍슈(小红书), 더우인(抖音)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에 한국의 독특한 제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며 “바로 이 점이 한국 라면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산업정보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스턴트식품 시장 규모는 4500억 위안(76조 4000억원)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라면을 대표로 하는 한국 인스턴트 식품은 연 20% 이상의 복합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자차 등 전통 제품을 제치고 대중국 식품 수출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거대한 시장 규모와 발전 가능성을 기반으로 농심, 오뚜기, 삼양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3대 라면 기업은 일찍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중 농심이 가장 먼저 중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농심은 상하이, 선양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상하이탕면(上海汤面), 된장찌개면(石锅酱汤面) 등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은 현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심 제품 중 80% 이상이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이다. 이중 중국 현지화 제품의 판매 비중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화동, 화남 등 기존 목표시장이 아닌 지역에서의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상하이 공장의 생산 규모가 이미 선양 공장을 넘어선 상황이다.

 

중국에서 ‘왕홍(网红)’ 식품으로 꼽히는 ‘불닭볶음면’의 선전으로 삼양식품은 앞서 중국 화동, 화남 지역의 대표를 새로 임명하고 2020년 중국 매출 목표를 사상 최대 규모인 1200억원으로 잡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는 라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CJ그룹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중국 식품 사업의 중점을 오프라인 음식점에서 간편식의 연구 개발, 판매로 점차 옮겨갈 계획을 밝혔다.

 

“화동 지역을 잃으면 중국 전체를 잃는다”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과거 한국 브랜드는 중국 남부보다는 북부에서 인지도가 훨씬 높았다. 하지만 상하이, 화동 지역의 소비 열기가 크게 높아지면서 이들 지역은 최근 한국 기업들의 중요 시장으로 급부상한 상황이다

 

CJ그룹 중국식품사업부는 제일재경 인터뷰에서 “이에 따라 CJ 그룹 본부를 상하이로 옮기고 상하이 수입박람회를 통해 ‘햇반’ 등 간편식 브랜드를 대거 홍보해 왔다”며 “화동 지역 생산량 확보를 위해 산베이지(三杯鸡), 홍샤오로우(红烧肉) 다양한 현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CJ 제품은 주로 한국 음식들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최근 들어 현지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현지화 제품을 출시할 때에는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현지화 제품 매출은 이미 한국 제품을 넘어섰다”며 “이는 본사에서도 매우 놀라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박성국 지사장은 “상하이 수입박람회 등을 통해 화동 지역 소비자들의 평균 소득이 매우 높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매우 빠른 소비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화동 지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다면 중국 소비자들의 미래 동향을 파악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로 이 때문에 한국 기업가들을 향해 “화동 지역을 잃으면 중국 전체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고 그는 밝혔다.

 

박계주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부회장은 “한국요리의 맛은 화동 지역 소비자들의 전통적 입맛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며 바로 이것이 한국 식품 기업가들에게는 하나의 ‘문턱’으로 작용할 것이라 지적했다. 또, 바로 이 때문에 화동지역에서 한국 인스턴트 식품 매출이 일본, 동남아 등의 경쟁 상품보다 적은 이유라 분석했다.

 

현재 라면은 중국 인스턴트 식품에서 가장 많은 판매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이어 냉동식품, 가열 식품이 그 뒤를 바싹 추격하고 있다. 이 밖에 중국 하이디라오(海底捞), 왕왕(旺旺) 등 국내 기업도 최근 인스턴트 식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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