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및 담도계 악성종양은 세계 종양학계에서 간과할 수 없는 난제이다. 종양 절제술이나 국소치료로 완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간담도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겨우 20%에 불과하다. 특히 담도암은 간내담관세포암 환자의 5년간 생존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효과적인 치료법 부족, 종양의 고도 악성화, 환자 수 폭증으로 인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가운데, 최근 몇 년간 끊임없는 실험과 연구를 통해 감담도 질환 치료에 대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이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됐다.
말기 간세포암
‘치료법 개선’으로 1차 치료의 새로운 가이드라인 제시
2007년~2008년, 소라페닙과 렌바티닙이 연달아 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간세포암의 주요 약물로 사용되었다. 소라페닙은 2007년부터 말기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 표준 치료 약물로 굳건한 입지를 지키며 사용돼왔다. 그러나 최근 간암면역치료법은 지난 10년간 이어진 정체기를 끝마치고 역사적인 전기를 맞았다.
얼마 전 PD-L1 억제제인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과 항혈관형성제인 베바시주맙(Bevacizumab)의 단일클론항체 병용요법으로 말기 간암의 1차 치료에 성공했으며, FDA 승인을 받아 1차 간암 치료법으로 거듭났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된 ‘IMbrave150’ 임상3상 시험 결과는 지난 10여 년간 이어온 말기 간암 치료법 연구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T+A 병용요법은 소라페닙 단일요법보다 환자의 사망위험이 42% 줄어들었고, 병의 진행속도와 사망위험은 41% 낮아졌고, 12개월 생존율을 67.2%까지 높아졌다.
NEJM은 논평을 게재해 이 연구를 ‘세계 최초로 성공한 병합요법’이라면 극찬했다. 병용요법이 단일요법보다 약물의 종합적 효능을 이끌어내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간내 담관세포암
새로운 치료법으로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
간내 담관세포암은 희귀 악성 종양에 속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제한기(limited-stage) 환자의 경우 수술을 통해 완치 수준에 도달할 수 있지만, 재발률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발표된 간내담관세포암 신약 ‘이보시데닙(Ivosidenib)’이 항암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치료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5월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에 임상3상 무작위 대조시험 ‘ClarlDhy’ 연구에 관한 논문 한 편이 실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IDH-1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간내담관세포암 환자가 이보시데닙을 복용했을 때, 생존기간은 10.8개월까지 연장되고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7개월 늘어났다. 병의 진행속도와 사망위험은 63% 줄어들었다.
미국 내 간담도암 연간 발생자수는 약 5.4만명, 사망자수는 약 3.4만명에 달한다. 바이러스성 간염 발병률이 높은 중국의 경우는 그 발병률과 사망률이 미국의 9~10배에 이른다.
지난 10년간 간담도암 치료법 연구를 돌아보면, 그야말로 ‘막다른 골목에서 새로운 길이 열린 격’이다. 수술, 국소치료법, 현재 각광받고 있는 면역표적요법의 개발과 더불어 간담도암 신약 연구는 환자의 생명 연장과 완치에 대한 기대감을 올려놓았다.
앤드류 주 상하이 자후이 국제병원 암센터 교수는 ‘IMbrave150’와 ‘ClarlDhy’ 임상 연구에 참여한 바 있으며, 주 교수를 필두로 하는 담관세포암 치료 관련 임상 연구 역시 쟈후이 국제병원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연구에 박차를 가해 간담도암 환자들이 이에 따른 실질적인 혜택을 조속히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앤드류 주(상하이 자후이 국제병원 암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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