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 현지 매체도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하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중국의 경제 발전에 끼치는 영향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5일 환구망(环球网),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등 현지 매체는 미국 대선 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특히 개표 과정 중 대선 후보들간 혼돈 상황을 집중 보도했다.
매체는 4일 오전(미국 동부 시간) 기준,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해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는 270명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반면 재선 도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서 개표가 진행될수록 전세가 역전됐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캠프측은 미시간주에서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했고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법정 대응을 할 것이라 예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밖에 트럼프 캠프는 위스콘신주에서도 재검표를 요구했다고도 전했다.
현지 다수 매체는 이에 앞서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서로 승리를 주장하는 혼돈 상황을 자세히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올해 미국 대선 결과가 코로나19로 인한 우편투표 급증으로 ‘제 시간’에 나오지 않아 교착 상태와 불확실성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펜셀비이니아주에서만 300만 장의 우편투표가 진행됐다. 이는 과거 대선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우편투표는 현장투표에 비해 개표 절차가 까다롭고 봉투 개봉, 유효성 여부 점검 등으로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지 매체는 이번 미국 대선은 여러 주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기에 마지막 주에서 나오는 수천 표, 수백 표로 이번 대선 승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까지 더해지면 최종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은 더 증폭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 차기 대통령이 누가 당선되든 중국의 경제 발전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든 바이든 후보든 대중국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것이다.
그레고리 다코(Gregory Daco) , 낸시 반든호튼(Nancy VandenHouten) 옥스퍼드 경제연구원, 왕치우펑(王秋凤), 왕자루(王家璐) 중국청신국제신용평가회사(中诚信) 분석가 등이 공동 집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자유무역을 전면 지지하지는 않으나 그의 무역 정책은 트럼프만큼 급진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는 중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전통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 되면 첫 번째 임기 내에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 알루미늄 등에 추가 부과되는 관세를 철폐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압박으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는 대다수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 역시 앞서 외국산 농산물 관세를 철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다음 임기 내에 대중국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더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는 대중국 무역전쟁을 재개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수입 수준이 1단계 합의에 미치지 못한다는 명분으로 중국 수입 품목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은 11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소비품목의 수입 관세를 7.5에서 15%로, 2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은 25%에서 30%로 인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기존 비과세였던 16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는 5%의 추가 관세를 물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미국의 이 같은 조치가 중국의 보복 조치를 야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대선 결과가 중국 경제 운행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대선 결과가 미국의 경쟁 위주의 대중국 정책 기조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경제는 내수 위주의 새로운 발전 구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경제 성장은 국내 산업사설, 공급사슬의 원활한 흐름과 국내 시장에 더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미국의 대선 결과로 중국 경제에 미치는 외부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경제에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국내 코로나19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3분기 중국 경제 운행 상황으로 살펴보면, 1분기 코로나 충격으로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대폭 하락한 뒤 2분기 빠른 속도로 회복해 3분기 안정 성장 정책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업과 국민 자신감이 대폭 향상되고 시장적 요인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등 경제 개선의 내실이 크게 강화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경제 성장에서 내수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고 외부 요소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한층 약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현재 중국 경제는 여전히 안정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비록 시장적 요인의 완전한 복원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나 회복 공간과 지속 가능성이 매우 높고 내수 중심의 경제 장벽 돌파구가 중국 경제 성장의 새로운 버팀목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