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와 같았던 미국의 대선 결과가 발표되자 중국 매체들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 중국 정책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며 그의 외교정책 기조를 분석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8일 신경보(新京报)는 바이든이 지난 3월 외교전문 잡지인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s)>지에 게재한 글을 바탕으로 그의 대중 외교정책 기조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신문은 먼저 바이든의 기본 외교 정책을 ‘중산층’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실제로 바이든은 앞서 발표한 ‘트럼프 이후 미국 외교정책 구제’라는 글에서 내정 외교의 기본 정책 골자는 대내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대외적으로는 ‘중산층을 장려하는 외교정책’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는 대중 정책의 기조로 ▲ 미국은 타 서방 국가와 연합해 세계 GDP 절반 이상의 비중으로 환경, 노동력, 무역, 기술에 이르는 투명한 규칙을 만들어 낼 것 ▲ 미국은 대 중국 강경 조치를 취해 중국이 미래의 기술 산업 발전을 주도하지 않도록 할 것 ▲ 미국은 기후 변화, 핵 확산 방지, 세계 보건 안전 등 ‘미국과 중국의 이익이 교차되는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바이든의 이 같은 외교정책은 트럼프 정부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대중 강경 노선은 큰 차이가 없으나 첫 번째와 세 번째 기조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기조는 미국의 신정부가 다자주의를 회복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 기조에서 중국을 여전히 견제할 의지를 보였으나 세 번째 기조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이익이 만나는 영역을 더욱 넓혀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문은 바이든의 이 같은 대중 외교정책이 트럼프 정부보다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동맹 국가의 위상과 작용을 중시하고 있어 동맹국을 이끌어 다자간 국제 경제무역 규칙을 부활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번 미국 대선 과정을 통해 과거보다 더욱 분열된 미국을 전세계가 목도했다고 평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이 미국의 중산층 부활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신사회를 건설하려는 임무 달성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미국의 미래 경쟁은 중산층 및 시장의 규모에 달려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은 14억 인구 중 중산층만 4억 명이 넘어 세계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향후 10년간 중국의 누적 수입 규모는 22조 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이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볼 때 중국 경제는 이미 지난 2017년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또 신문은 6년 전 중국이 이미 세계 1위 경제체가 됐다는 IMF 데이터도 제시했다.
신문은 바이든 정부는 취임 후 트럼프 정부가 남긴 ‘유산’을 청산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 새로운 정책 제정을 통해 중산층 외교를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70년 만에 다시 시도되는 바이든의 ‘중산층 외교정책’가 미국의 권력 정치의 포기, 현실주의 지양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의 대중 외교정책은 최소한 지난 몇 년간 첨예했던 ‘신냉전’ 정책에서 벗어나 미중 관계가 새로운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