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성 칭다오의 한 주택단지에서 반려동물 양육을 전면 금지한다고 통보해 현지 누리꾼들 사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텐센트망(腾讯网)에 따르면, 최근 칭다오 베이춘신위안(北村新苑) 주택 단지에 반려동물을 전면 금지한다는 통지문이 부착됐다.
통지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입주민들은 12월 31일 전까지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 만약 기한 내 반려동물을 보내지 않으면 주민위원회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 연말 배당금(分红), 보조금(补贴)이 지급되지 않는다. 그리고 단지 내 반려동물은 강제로 ‘정리’된다.
통지는 이 같은 규정을 발표하게 된 이유로 최근 반려동물 관련 문제가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음 문제, 배변 문제, 물림 사고 등 주택 단지의 공공질서를 해치고 주민들 간에 갈등을 야기하는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의견은 반으로 갈렸다. 일부 주민들은 단지 내 반려동물이 사라지면 환경도 깨끗해지고 아이들이 더욱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다수 주민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이들 입장에서는 “가족을 다른 곳으로 버리는 것과 같다”며 주택단지의 일방적인 통보는 불합리하다고 호소했다.
한 주민은 “반려동물도 개인의 사유 재산에 포함된다”며 “주택 단지가 반려동물을 마음대로 데려갈 수 있는 법률적 근거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청공(诚功)변호사 사무소 자오칭수(赵清树) 변호사도 “중국 국가 법률에는 국민의 반려동물 양육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며 “국민은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자유가 있으며 주민위원회가 이를 일방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권리는 결코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설전이 이어졌다. 관련 규정에 찬성한다고 밝힌 누리꾼들은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줄을 매지 않은 개들은 공포 그 자체다”, “반려견을 제대로 보지 않는 견주들을 너무 많이 봤다. 금지가 최선일 것 같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다수 누리꾼들은 “반려견이 문제가 아니고 그 주인들이 문제, 무작정 금지하기보다 주인들의 행동을 교정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도 가족인데 저렇게 쉽게 다른 곳으로 보내라는 말을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반려동물 금지 규정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모여 살면 되겠다”, “함께 어우러져 사는 법을 모르는 주택단지 같아서 저 곳엔 살고 싶지 않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