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권 대표 30여명 베이징서 회의 개최
"아직은 자금력과 브랜드 열세"
다음달 11일부터 중국에서 외국계 은행들도 예금. 카드 등 인민폐 관련 업무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한국계 은행들은 인민폐 업무가 개방되더라도 현재로선 대부분 관망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이 최근 통과시킨 <외자은행 관리 조례>에 따르면 외국 금융회사 또는 국내외 합자 금융회사가 법인 등록을 마치면 인민폐 일반예금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은행카드 발급도 가능해지며, 등록자본금은 10억위엔 이상이면 법인등록도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외자은행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은행들은 이달 초 베이징에서 '제5차 중국 한국기관협의회의'를 갖고 정보공유의 장을 마련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 쉬펑 주임과 사회과학원 교육연구소 이양 소장을 비롯 한국계 은행대표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를 가졌다. 은감위 주임은 한국은행대표들에게 <외자은행 관리조례> 주요내용을 소개하고, 소매영업과 현지법인 설립에 대해 설명한 후 질의 및 답변시간을 가졌다. 또한 한국금융기관들간 정보 공유를 통해 현재로선 인민폐 소매업무에 대해 관망하는 입장에 의견이 모아졌다. 유에 대해서는 "소매업무를 하기에는 브랜드가 열세이며, 또한 자금력이 얇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범적으로 하나은행계열사인 청도국제은행은 내부적으로 소매업무를 실시할 예정이다. 청도국제은행은 현지법인화가 된 상태이므로 자본금(10억위엔)을 확충해서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상하이총영사관 김태주 영사 인터뷰
"경쟁력 갖춰 장기전에 대비해야"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상하이총영사관 김태주 영사는 "중국은행 총자산에 비해 외국계은행은 2%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중국도 외자은행에 금융권을 개방은 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눈치다"라고 말하며 "현지법인화를 하게 되면 중국법에 따라 중국인민은행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즉 동일인대출한도, 예대비율, 지준율 확보 등을 맞춰야 하므로 현재로선 어려운점이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 은행들은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한국 은행권들의 현재 입장을 지지했다.
하지만 김 영사는 단기적으로는 지켜보면서 관망하는 쪽이 옳다고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국제화하고 세계적인 은행이 되려면 적극적인 영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럽 미국에서는 어렵지만, 아직까지 중국은 발전여지가 많고, 경우에 따라 발붙일 여지가 있다"라며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대비책을 모색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