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그룹의 쉬자인(许家印)이 헝다부동산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17일 제일재경(第一财经)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기업신용정보공시시스템에서 헝다부동산그룹의 회장, 사장, 법인장이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된 정보에 따르면, 쉬자인은 헝다부동산의 회장직에서, 커펑(柯鹏)은 사장, 법인장에서 사임하고 현재 헝다부동산의 총괄이사 겸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자오창롱(赵长龙)이 신임 회장, 사장, 법인장직을 이어간다.
다만 헝다그룹은 “이번 변화는 헝다부동산의 A주 복귀가 무산된 뒤의 정상적인 변동으로 구체적인 관리층 구조, 지분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쉬자인 회장의 자리를 이어받는 자오창롱은 초창기 헝다 창립멤버 중 한 명으로 지난 2017년 12월 전까지 헝다부동산 회장 겸 법인장이었다. 헝다부동산은 당시 A주 상장 조건에 맞추기 위해 12월 중순 회사의 실소유주인 쉬자인을 헝다부동산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번 변경 건에 대해 관련 법률 및 금융인사는 헝다부동산의 채무 규모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인사는 “만약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할 경우 관련 고위층이 신용불량자로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며 “쉬자인과 커펑은 헝다그룹의 핵심 임원으로 신용불량자로 연루될 경우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킬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이번 변경 건은 이 리스크를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부채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헝다그룹은 앞서 지난 10일 부동산 서비스, 전기자동차 사업 등 일부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디폴트를 막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