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난으로 인해 불이 꺼진 아파트(출처: 바이두 ) |
중국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전력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가 끊겨 신호등이 꺼지고 거리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교통체계가 무너졌으며, 심지어 랴오닝(遼寧)성 랴오양(遼陽)의 한 철강 가공업체에서는 갑자기 전력이 끊겨 설비가 멈춰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핸드폰이 잠시동안 신호가 잡히지 않아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장쑤(江苏),광동(广东), 푸젠(福建), 충칭(重庆) 등 중국의 21개 성(省)에 공업용 전력공급이 제한되면서 공장 가동이 멈춰 전 세계의 부품 납품에 차질이 생기는 등 산업화 이후에 중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전력난은 한 달이 지난 현시점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전력난의 원인은 무엇일까.
전력난 원인과 중국 전력난이 세계에 미친 영향
중국과 호주의 갈등(출처: 구글)
지난해 4월 호주 정부가 코로나의 원인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중국산 통신장비 수입을 거부하는 등 중국에 대항하는 정책을 펼치자 중국은 호주와의 외교 단절했다. 호주산 소고기, 와인을 시작으로 철광석과 석탄 등 광물•에너지의 수입도 금지했는데 이때 줄어든 석탄 수입량이 현재 중국에서 나타나는 전력난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시진핑 정부는 지난 유엔 회의에서 탄소중립(碳中和) 실현을 목표로 석탄 소비량을 줄이고 화석 연료 발전에 많은 규제를 가했다. 하지만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은 화석 연료를 대체할 만큼 자리 잡지 못했고, 탄소 규제와 더불어 줄어든 석탄 수입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재의 전력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11일 중국 산시성(山西) 홍수로 인해 탄광들이 물에 잠기면서 석탄 공급 차질로 이어졌다. 산시성은 중국 전체 석탄 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나타나는 화석 연료 부족 현상은 단순히 호주와의 외교 단절로 인한 것이 아니라 호주,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가 석탄 및 화석 연료를 독점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현재 중국 외에도 인도에서도 석탄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나타나는 부족한 물량으로 인해 화석 연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전력난으로 인한 중국 내 수많은 공장의 정지는, 곧 세계 시장의 공급중단으로 이어졌다. 최근 폭등한 반도체 수요를 맞추지 못해 공급에 무리를 느끼던 반도체 산업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전력난을 맞닥뜨렸고,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수요에 반해 기초 공급에 차질이 생긴 현재 상황으로 인해 2021년 하반기 전 세계 반도체와 전자기기 생산에 큰 딜레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아이폰은 반도체 부족 및 코로나 이슈로 인한 각종 문제를 이유로 아이폰 13의 생산량을 1,000만대 이상 대폭 감소했으며, 현재 중국의 전력난으로 인한 그 여파가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HP, 델과 같은 미국의 전자•자동차 업체들에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력난과 화력 발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국
중국 내 풍력발전과 태양열 발전(출처 : 바이두)
전력난과 화석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고, 탄소 저하 정책에 맞춰 신재생에너지에 큰 투자를 이어 나가 앞으로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일전의 목표를 구체화했다. 대표적으로 중국국가에너지국(国家能源局)은 '2021년 풍력 및 태양광 발전 건설 관련 통지'(2021年风电、光伏发电开发建设有关事项的通知)와 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 전체회의를 통해 2025년까지 중국의 전력사용량 중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을 2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2020년, 풍력 및 태양광 발전량 비중이 9.7% 수준임을 고려하면 굉장히 높은 목표치이다.
이외에도 중국 동북 3성, 네이멍구자치구(内蒙古), 신장자치구(新疆), 티베트자치구(西藏), 윈난성(云南), 쓰촨성(四川) 등 서북부 지역 8곳에 태양광•풍력•수력 발전 시설을 결집하여 초대형 청정에너지 기지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지금, 친환경 정책만으로는 지금의 전력난을 해결할 수는 없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러시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각 국가에서 석탄을 급하게 수입하고 있으며, 다시 호주로부터 석탄을 수입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중국은 신재생에너지로 가는 과도기, 몇몇 국가의 화석 연료의 독점, 외교 갈등, 홍수 등을 이유로 현재 공장과 마을 주민들의 전력공급이 멈출 정도의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몰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신재생 에너지화를 촉구해야 하는 현시점에서 중국이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위기를 기회로 전화위복(转祸为福)하여 기존의 석탄 중심의 화력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완전 대체가 가능함을 중국이 세계에 증명해 신재생에너지의 국제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
학생기자 유준(저장대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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