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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역사, 세계의 애니메이션

[2021-12-17, 21:25:46] 상하이저널
1892년 프랑스의 발명가 에밀 레노가 처음으로 그의 발명품 ‘광학 극장(Théâtre Optique)’를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상영했다. 이 기술은 훗날의 애니메이션이 있을 수 있도록 해준 중요한 기반 중 하나로 여겨지게 됐다. 약 한 세기가 지난 현대의 애니메이션은 그로부터 수많은 발전을 이룬 상태가 됐고, 또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기술이 여러 지역에 전파됨에 따라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을 갖추게 됐다. 오늘날의 애니메이션 강국은 미국, 일본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한국, 중국, 그리고 유럽의 일부 국가들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美 다양하고 독특한 정체성 변화

 


미국의 애니메이션은 수많은 나라의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가장 다양하고도 독특한 정체성의 변화를 거쳐왔다. 그나마 20세기 후반부터 노래와 서사적인 구조가 특징적인 뮤지컬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얻으면서 “어른과 아이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이라는 지금의 정체성을 정립할 수 있었지만, 20세기 초반에는 아이들을 주 관객으로 하여 제작된 디즈니의 <밤비> 가 같은 제작사에서 만든 나치 독일을 공격하는 전시 프로파간다 애니메이션과 공존하는 등, 중구난방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기도 하다.

90년대 이후부터의 미국 애니메이션만의 특징은 매우 넓은 관객층으로 대표된다. 특히 현재 2021년에 와서는 대부분의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어른과 아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영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과 캐릭터, 화려한 효과 등등을 내세우면서도 어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깊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성향은 당장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사들인 디즈니와 픽사의 영화를 보았을 때 뚜렷하게 드러나는데, 예를 들어 디즈니의 <모아나>는 신나는 음악과 전투 장면들과 함께 자연과 사람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고,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은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오는 아동용 영화로 보여지면서도 인간의 심리를 창의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인상적인 점이라면 미국의 TV 애니메이션은 자국의 애니메이션 영화와 매우 다른 성향을 띄고 있다는 점인데, 주로 한 편 한 편의 플롯이 이어지지 않는 단편적인 옴니버스 형태의 서사를 채용하고 있으며, 유머를 주 목적으로 한 시트콤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많다. 이러한 시트콤 TV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특히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인을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적지 않다. 예시로는 <심슨 가족> 과 <패밀리 가이>, <보잭 호스먼> 등등이 있다.

日 어린이•청소년 대상 작품으로 변화

 

 

 

일본의 애니메이션 역사 역시 미국 못지않게 복잡하면서도 길다. 1950년대부터 <철완 아톰>과 <밀림의 왕자 레오> 같은 고전작들을 배출한 애니메이션 제작자 데즈카 오사무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시조로 여겨진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아동 애니메이션을 주로 만들던 20세기로부터 큰 변화를 거쳐왔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아이와 어른 둘 다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두 관객 사이의 균형을 균일하게 잡고 있는 미국 영화와 다르게 어느 한 쪽에 치우쳐진 듯한 영화들이 가끔 대두된다. 지브리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대표적으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미지의 세계를 그리면서도 청소년과 어른이 보기에 보다 적합한 공포 요소들과 은유적인 메시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보다 청소년과 어른의 관람에 의도가 치우쳐져 있다는 것이 보인다.

영화 외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진가는 TV 애니메이션에서 발휘된다고 보는 시선도 많다. 미국과는 다르게 일본 애니메이션은 한 편 한 편이 서로 이어지는 서사를 띄고 있으며, 주로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지배적이다. 장르는 중세 판타지나 공상과학 등등 독특한 배경을 채용하고, 굉장히 실험적이며 사람에 따라 지나치게 마니악하다고 여길 수 있는 요소들이 거침없이 들어가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1990년대에 방영된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거대 로봇과 괴생명체가 싸움을 벌이는 다소 전형적인 SF 애니메이션의 탈을 쓰고 있지만 주인공의 책임과 역할에 의한 정신적 붕괴와 유대교-그리스도교의 천사를 이형의 괴물로 묘사한 과격한 심볼리즘 등, 각종 실험적인 시도로 가득한 작품이다.

韩 짧은 역사, 입지 확장 중

 

 

 


그에 비해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역사가 길지 않으며 발전도 더딘 축에 속한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에서 점점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과거 한국 애니메이션은 일본의 그것과 비슷한 청소년과 성인을 목표로 한 정서와 판타지적인 배경을 채용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1997년에서 1998년까지 방영된 <영혼기병 라젠카>라는 TV 시리즈는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동류인 로봇이 등장하는 SF 애니메이션이었고, 2003년에 개봉한 <원더풀 데이즈>라는 영화 역시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한 SF 애니메이션인 데다가, 한국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이례적으로 126억 원의 제작비와 7년의 제작 기간을 쏟아 부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작품성 면에서의 저질 문제로 인해 흥행에 실패했고, 특히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자 받고도 성공하지 못한 <원더풀 데이즈>의 참패는 한국에서 성인 애니메이션의 제작이 좀처럼 투자 받지 못하게 된 원인이 됐다.

비록 청소년용 애니메이션은 내리막길을 걷게 됐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은 아동을 주 관객으로 삼으면서 다시금 발전하게 됐다. 지금의 한국 애니메이션은 <뽀롱뽀롱 뽀로로>나 <또봇> 등의 아동용 3D TV 애니메이션이 가장 큰 강세를 보이며, 그 외에도 미국의 것과 비슷한 가족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인기를 얻기도 했다. 2011년에 개봉해 총 관객수 220만 명을 모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비교적 성공적인 예시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류 속에서도 가끔 실험적인 작품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한국 특유의 스릴러 영화를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담은 듯한 2011년작 <돼지의 왕>과 횟집에 갇힌 물고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산 채로 고기를 내오는 식문화의 잔혹성을 비판한 2012년작 <파닥파닥>이 대표적이다.

중국, 유럽

한국 외에도 점차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을 이루고 있는 나라들은 많다. 예를 들어 중국은 최근 발달한 3D 기술력을 이용해 <나타지마동강세>나 <백사 연기>와 같은 화려한 3D 영화의 제작에 앞서고 있으며, 그와 대비되게 유럽의 국가들 중에서도 아일랜드는 최근 잘 쓰이지 않는 2D 제작 기법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울프워커스>와 같은 2D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의 애니메이션 영화는 서로 발전속도도, 사용된 기술력도 다르지만, 각자 독특한 자국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점차 발달해 나가고 있다.

학생기자 윤재인(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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