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GM등 합작파트너에 '독자브랜드 생산 규정' 곧 발효
<서울경제 2006/12/04 베이징=문성진특파원 hnsj@sed.co.kr>
중국 정부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ㆍ폴크스바겐ㆍ도요타 등 주요 해외 자동차 합작 파트너에 ‘차이나 브랜드’ 자동차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명시한 새 ‘자동차산업 발전 표준안’을 곧 발표한다.
이 표준안이 발효되면 앞으로 중국에서 신규 개발되는 합작 자동차에 실질적으로 ‘현대차ㆍGMㆍ폴크스바겐ㆍ도요타’ 등 기존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기존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려면 세제 및 금융ㆍ수출 등에서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차이나 브랜드 만들기는 중국 정부의 세계 산업 지배 야심에 따른 것으로 자동차를 시작으로 전산업에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신보(北京晨報) 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동차산업 11차 5개년 계획(11ㆍ5규획)’에 근거, 자동차 합작 파트너에 중국 독자 브랜드 자동차 생산을 적극 추진하도록 독려하는 새 규정을 만들 예정이다. 새 규정이 시행되면 차이나 브랜드 자동차를 생산하는 합작 파트너는 자동차 생산 및 판매와 관련된 국가 비준을 쉽게 받고 완성차의 수출 및 은행 대출 등에서 다양한 정책적 우대를 받게 된다. 반면 기존 브랜드를 고수하는 업체는 상대적인 불이익에다 자동차 합작사들에 주어지는 17%의 세제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가시화할 경우 대부분의 해외 자동차 기업들이 차이나 브랜드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차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해 베이징현대차에 대해 제2공장 설립 인가에 앞서 엔진ㆍ트랜스미션 등의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고 새로운 중국브랜드 모델을 개발하라고 요구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측이 독자 브랜드 개발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지만 당장 이와 관련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현대차는 아직 차이나 브랜드 개발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이치(一汽)그룹이 도요타와 합작해 ‘HQ3(훙치ㆍ紅旗)’를, 상하이자동차가 영국 로버75를 기본으로 ‘로위’라는 차이나 브랜드를 출시했으며 둥펑(東風)그룹 등이 새 브랜드 개발을 추진하는 등 독자 브랜드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