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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차이나, 40년 남았다

[2022-04-28, 08:05:06] 상하이저널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와 대기오염 이슈 그리고 전기차의 대중적인 보급으로 인해 주목받는 것이 바로 친환경 에너지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알려진 중국의 경우 2020년 기준, 전체 에너지 발전량 중 화력 에너지가 70%나 차지하며 친환경 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탄소배출권을 거래하기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배출국인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충분하다. 

‘친환경 액션 플랜’ 레디 액션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중국 내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 국무원은 작년 10월에 2030년 이전까지 탄소 배출 정점에 도달하고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 방안에 관한 통지(이하 ‘통지’)를 공개했다. 탄소 중립이란 탄소를 배출하는 양과 탄소를 흡수하는 양이 같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2050년 전에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0년 기준 중국의 전체 에너지 발전량 중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화력 발전이 70% 이상으로 집계되었다. (사진: 中国核能行业协会)

중국의 전체 에너지 발전량 중 화력발전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으로 70%가 넘는다. 게다가 중국의 화력발전은 석탄화력발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 내 탄소 배출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국무원은 ‘통지’에서 신규 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엄격히 통제하는 가운데 일부 새로 짓는 화력발전은 국제 선진 수준의 에너지 효율 표준에 반드시 도달하게 하고 오래된 화력발전 시설을 점진적으로 도태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에너지 현황

중국은 탄소 중립을 위한 세부 목표로 화력발전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로 했기 때문에 화력 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력, 풍력, 수력 에너지 발전소를 대거 건설하기로 했다. 작년 3월 진행된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에서 확정된 ‘14차 5개년 계획 및 2035년까지의 장기 목표 강요’에서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생산을 대폭 증가시키기 위해 동북 3성, 네이멍구자치구 등 서북부 지역 8곳에 초대형 청정에너지 기지를 조성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국무원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풍력과 태양력을 합친 발전 용량이 12억kW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2020년 기준 중국인의 평균 전기 사용량이 780kW인 것을 고려하면 약 153만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량이다. 현재 중국의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의 발전 용량은 각각 3억kW와 2.9억kW 수준이다.

전통적인 친환경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 수력 발전도 중국의 탄소 중립화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2008년 완공돼 지금까지도 세계 최대 수력 발전소의 위상을 지닌 샨샤(山峡)댐은 연간 847억kW를 생산한다. 샨샤댐 하나로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그리고 작년에 완공되어 건설 비용만 한화 약 38조 5천억원이 투입된 바이허탄(白鹤滩)댐은 연간 620억kW를 생산하며 샨샤댐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수력 발전소가 되었다.
  
샨샤댐(上)와 바이허탄댐(下)의 연간 전력 생산량은 1억 8천만명의 1년 치 전기 사용량을 충당할 수 있다. (사진: 바이두)

한편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 수소, 액화천연가스(LNG) 등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교통수단의 비중을 전체의 4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5년까지 친환경 자동차가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20%를 차지하도록 하는 목표도 발표했다. 2020년 기준 중국 내 판매된 차량 중 친환경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5.7%인 것을 고려하면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과 장려가 예상된다.

친환경 에너지가 된 원자력 발전

지난 2월 유럽연합(EU)에서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을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에 포함하는데 최종 확정을 하여 화제가 되었다. 그린 택소노미는 녹색 산업을 뜻하는 그린(green)과 분류학을 뜻하는 택소노미(Taxonomy)의 합성어로, 환경 측면으로 지속이 가능한 경제 활동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이에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은 친환경 산업의 선두 주자인 유럽연합이 인정한 친환경 에너지가 되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원자력 발전을 ‘그린 에너지’로 분류하고 있고, 세계 최고의 원전 건설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은 지난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작년 3월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동남부 연해를 중심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설비용량을 현재 51GW(기가와트)에서 70GW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내 전력 생산량 중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4.9%로 낮은 편에 속하지만, 전체적인 규모는 미국과 프랑스를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며 현재 무려 50여기에 달하는 원자로를 새로 짓기로 계획하고 있어 수년 안에 세계 1위 원자력 발전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50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운영 중이다.
 
중국 광동성(广东省)에 위치한 타이산(台山) 2호기는 중국의 원전 중 가장 많은 발전량인 연간 133억kW를 생산해낸다. (사진: 搜狐)

중국 탄소배출권은 성황리에 판매 중

유엔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국가들은 ‘탄소배출권’이라는 것을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Emissions Trading Systems, ETS)를 통해 발급할 수 있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배출권을 할당받은 국가와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 그리고 할당량이 남거나 부족하면 상품처럼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유럽은 2020년 기준 1816억 유로(한화 약 244조 원) 규모의 거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중국은 이미 2011년부터 베이징, 톈진, 상하이, 충칭, 선전 등 7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발전 산업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유도하고자 중국은 지난해 7월 16일에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 시장을 출범시켰다. 탄소배출권 거래소에는 2천여 곳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고, 작년 12월 20일 기준 누적 거래액이 55억 위안(한화 약 1조 원)을 기록해 새로운 탄소거래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규제를 위해 만든 제도인 탄소배출권 거래는 매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만큼 탄소 배출량이 증가한다는 뜻이라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환경문제

지난 2015년 12월 파리 협정에서 121개 국가가 ‘2050 탄소 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했다.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28일에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선언하고, 2050년에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세부 목표로 2030년까지 에너지 총발전량 중 26.9%를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할 계획도 내세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약 99억톤으로 미국의 2.2배, 한국의 17.1배 수준이고 이는 세계 탄소 배출량의 28%를 차지한다고 했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환경 정책에 온실가스 감축과 그린 에너지 혁신을 빠르게 실현하고 있지만 현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미리 계획해둔 40년 치의 친환경 목표를 차질 없이 이어 나가 탄소중립 조기 실현을 할 수 있길 바란다.

학생기자 신대석(저장대 국제경제와무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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