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도 세계 각국을 막론하고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공기가 고온다습해지며 에어컨은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2019년 기준 한국의 90%에 달하는 인구가 에어컨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에어컨은 언제, 어떻게 개발됐고, 또 이러한 냉방 기구가 없던 때에는 어떻게 더위를 극복했을까?
최초 에어컨 등장
전기식 에어컨이 개발된 지는 사실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18세기경부터 벤자민 프랭클린과 그의 동료 존 하들리가 수은 온도계로 공기 냉각을 시도했지만, 최초의 전기식 에어컨이 개발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다. 1902년 무더운 7월, 코넬대학교 전기공학 석사 출신의 윌리스 캐리어는 암모니아를 냉각제로 활용해 온도와 습도를 낮출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냈다. 이 기계가 현대의 ‘에어컨’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아닌 인쇄물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보존시키기 위해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크기가 매우 컸다. 당시 840㎥의 공간을 차지하던 에어컨은 1920년대에 들어 백화점과 극장 등에 설치되며 점차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로 변화해오며 크기 또한 작아졌다.
최초의 에어컨
한국, 석굴암 습기 해결 위해 최초 에어컨 등장
한국의 경우 1960년대 석굴암의 내부 벽면에 습기가 차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어컨을 처음 도입했다. 이후 금성 (현재의 LG)에서 1968년 최초의 가정식 에어컨을 만들어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에어컨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사용되며 고온다습한 기후의 남반구에 현대 국가 다운 도시 발전을 불러오고, 반도체와 같은 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등 최첨단 사회의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과거 더위 극복 방법
냉방 기구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의 과거 사람들은 주거 공간에 변화를 주거나 물을 사용해 더위를 피했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주거 공간 또한 더위를 피하고자 구성됐다. 고대의 사람들이 생활한 동굴과 그늘은 이들이 태양을 피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이들은 동굴 속에 굴을 파며 지하의 시원함을 극대화했다. 또 조선의 왕들은 더운 날씨의 궁을 옮기는 피서를 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대표적으로 경복궁에서 창덕궁으로 옮겨 더위를 피하거나 궁궐 내 별도의 정자를 설치해 더위를 극복하려 노력했다. 더불어 임금이 피서하는 공간은 주변에 물이 있거나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누각의 형태로 지어졌다고 한다.
또한 과거의 사람들은 물이 증발하며 열이 방출되는 원리를 활용해 더위를 극복하기도 했다. 조선 사람들은 국가 차원에서 겨울에 얼음을 석빙고에 저장하여 무더운 여름을 위해 대비했으며, 수천 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물리적 현상을 이용해 창문에 물에 젖은 갈대를 걸어 놓아 들어오는 바람을 시원하게 만들기도 했다.
에어컨과 지구온난화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각해지며 20세기 후반부터 지구는 계속해서 더워지고 있다. 우리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적응하기 위해 에어컨을 개발했지만, 이는 한정적인 공간을 시원하게 할 뿐, 온난화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에어컨과 같은 기계는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환경에 해로운 냉매를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환경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선풍기와 비교해도 약 45배 정도의 전기를 사용한다고 한다. 물론 캐리어와 인쇄물의 경우와 같이 에어컨은 현대문명을 뒷받침하기 때문에 완전히 사용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여름은 에어컨보다는 가능한 과거 우리 조상들이 무더운 날씨에 대처한 것과 같이 친환경적인 방법을 사용해 더위를 극복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학생기자 이성현(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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