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글로벌 거대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뛰어난 실적 증가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 화장품 업계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다수의 화장품 거대 기업들이 속속들이 올해 상반기 재무 보고를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유럽 미국 및 중국산 브랜드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계속 냉각되면서 전망이 어둡다고 중국 경제일보(经济日报)는 17일 전했다.
특히 로레알은 뛰어난 실적 증가를 보였다.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로레알그룹의 매출액은 183억6000만 유로(약 24조 4,656억원) 로 전년동기 대비 1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7억4500만 유로로 전년동기 대비 25.3% 증가했다. 이 가운데 2분기 매출은 13.4% 늘어난 93억500만 유로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중국산 브랜드도 상반기 실적 증가를 기록했다. 프로야(珀莱雅)는 상반기 매출액이 25억2400만~26억2400만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31.6%~36.81% 증가했다. 화시바이오(华熙生物)의 상반기 매출액은 29억3600만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51.62% 증가했고, 순이익은 4억7000만위안으로 30.49% 증가했다. 제품의 꾸준한 품질 향상과 다각화된 마케팅으로 중국산 브랜드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 화장품 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 선두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022년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3.1% 하락, 순이익은 57.9% 급감했고, 산하 다수의 브랜드도 오프라인 매장을 줄줄이 문을 닫았다.
한때 '한류'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했지만, 최근 유럽·미국의 브랜드가 급격히 성장세에 밀리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제품이 크게 부상하면서 한국 화장품 업계는 '제자리걸음'과 '혁신 부족'의 폐해가 갈수록 두드러져 시장에서 점차 외면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지난 1분기 글로벌 화장품 대기업들의 중국 내 실적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대대적인 마케팅 행사로 2분기 중국 내 실적이 크게 향상했다. 화장품 거대 기업들이 기회의 땅인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중국 시장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로레알과 시세이도의 양대 화장품 기업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발표했다. 로레알은 중국 내 첫 투자회사를 설립해 혁신적인 뷰티테크놀로지에 주력한다고 발표했다. 시세이도 역시 중국 내 첫 글로벌 뷰티그룹 전용 투자펀드인 쯔유에펀드(资悦基金)를 설립해 뷰티·헬스 등 첨단 시장의 신흥 브랜드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많은 글로벌 화장품 대기업들은 중국 소비시장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전체 뷰티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내다 본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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