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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 Z세대 문화는 국풍(国风)

[2022-08-31, 11:56:39] 상하이저널

현재 중국에서는 중국 고유의 풍속 즉 '국풍(国风)'이 문화 트렌드의 대세이다. 특히 중국의 Z세대,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출생 세대인 링링허우(零零后) 세대가 대상인 모든 문화 업계에서 이 트렌드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국풍 문화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세대가 바로 이 청년 그리고 청소년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 세대가 국풍 문화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게 된 원인을 살피면, 그들의 소비 방식 또한 잘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의 애국주의와 Z세대

중국의 애국주의는 철저한 인민 교육을 통해 중국 사회의 전반적인 기반이 된 국가 기초 사상이다.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전 세계 어느 국가의 애국주의 교육과 비교해도 목적성이 매우 강하고 수직적인 교육이다. 중국 정부에서 국가에 대한 사랑을 공산당과 사회주의에 대한 사랑과 일치시켰고, 이에 대한 다른 해석은 허용하지 않는다. 또한 중국의 애국주의는 중화민족의 단결과 부흥 그리고 중국 사회주의 신념을 사상적 토대로 한, ‘중화 민족주의’를 가르치는 교육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성격이 강한 편에 속한다.

1991년부터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가 붕괴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산당 통치하의 사회가 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기존의 사회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가치이자, 보조할 수 있는 국가 이데올로기로서 '애국주의'가 대두한 것이다.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은 중국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경제 성장에 대한 인민들의 자긍심을 높여, 공산당의 통치하의 사회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국가에 대한 신뢰와 충성심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1994년 공표한 ‘애국주의 교육 실시 강요’에 의하면, 그 핵심은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국가와 당과 사회주의에 대한 사랑은 본질적으로 하나임을 강조하는 것. 
둘째, 근현대사에 대한 교육을 통해 공산당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국정(國情) 교육을 통해 사회주의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것. 
셋째, 국가와 당을 위해서라면 개인이나 작은 집단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넷째, 애국주의 교육을 아동 시기부터 교육해야 한다는 것.
다섯째, 애국주의의 실천에 있어 지행일치(知行一致)할 것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현재 중국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유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은 사상교육을 필수로 이수해야 하며,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모든 학생이 각 학교 교칙에 따라 조국을 지킨 영웅들의 피와 중국 국기인 홍기의 일부를 의미하는 붉은 스카프, 홍링진(红领巾)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선전시 초등학교의 수업 시간(출처: 선전신문망,深圳新闻网)

이렇듯 시진핑 주석이 2013년 국가주석으로 집권한 이후, 시 주석은 중화 민족주의를 통한 단결을 강조하며 이러한 민족 애국주의 성격의 교육에 더욱 집중하였다. 시 주석은 중국식 교육인 '관수법(灌水法)'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여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중화사상을 물 붓듯' 가르치는 교육 방침을 고수했다. 현재 중국의 Z세대(1995~2009년 사이의 출생자)는 어린 시절부터, 그중 2000년 이후 출생 세대를 의미하는 링링허우(零零后)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공산당이 중국을 위대하게 만든 것에 대한 자부심과 자본주의에 대한 경계를 철저히 교육받은 세대이다. 

국풍(国风) 문화의 선두자 링링허우(零零后)

이러한 국가 주도의 국가사상 기조 조성의 배경에서 국조(国潮), 즉 국풍(国风)이 등장했다. 국풍은 중국의 전통, 중국 고유의 풍속을 담은 문화를 통칭하는 단어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하여 이 문화 진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방면에서 자국 문화 제작에 대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중 애니메이션과 같이 청소년 주요 문화에 대해서도 국풍 문화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여러 지원 정책을 마련했다. 중국의 1980~90년대 출생자들은 주로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다. 이에 중국 정부는 국산 애니메이션 발전을 위해 2005년에는 황금 시간대에 국산 애니메이션만 방영하는 정책을, 2006년에 하루 국산 애니메이션 방송 비율을 70% 이상이 되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관련 산업에 세금 우대 정책(2012년), 애니메이션 산업 지원 계획(2018년) 등 적극적인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 및 방영을 지원했다. 이러한 지원 환경에서 유쿠(优酷) 등 중국 OTT는 많은 스튜디오에 투자하였고, 자체 콘텐츠를 제작할 때 중국의 무협, 강호 이야기나 역사, 설화를 재해석하는 신 국풍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각각의 노력에 부응하고 나선 주된 국풍 문화 소비층은 바로 중국의 Z세대와 링링허우 세대였다. 21세기 중국 민족주의자라고 불리는 '펀누칭니엔(憤怒青年)' 혹은 '샤오펀홍(小粉红)'은 중국 Z세대와 링링허우 세대에서 많이 보이는 유형의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펀누칭니엔은 국가와 관련된 일에도 자기 일처럼 크게 분개하는 청년을 의미하고, 샤오펀홍은 당과 국가, 국가지도자를 사랑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국가를 사랑하는 청년, 청소년들이 넘쳐나는 중국이기에 중국 고유의 전통문화 진흥을 목적으로 한 문화 기조는 성행할 수밖에 없었다.

국풍(国风) 문화 열풍 속 기업의 변화

전폭적인 정부의 지원, 문화 주 소비층의 지지에 문화 산업 기업들도 국풍 문화가 주류인 콘텐츠 상품을 계속해서 출시했다. 특히나 정부로부터 금전적으로도 큰 혜택을 본 중국 영상 문화 업계는 정부의 국풍 장려에 맞춘 콘텐츠를 제작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대표적인 작품은 텐센트(腾讯)와 '현기과기'가 공동 제작한 인기 소설 원작 애니메이션인 '또우루오따루(斗罗大陆)'이다. 이는 무혼이 가득한 또우루오따루라는 새로운 세상에 환생한 주인공이 무술인 친구들과 함께 악을 물리치고 신으로 등극하는 이야기이다. 판타지, 무협, 환생 등 다양한 요소를 담았고, 여러 종류의 중국 전통 복장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2018년 론칭 이후 200화가 넘게 연재되었고, 현재는 조회수 400억 회를 넘어섰다.
 
또우루오따루(斗罗大陆) 드라마 포스터(좌), 애니메이션 포스터(우) (출처: 텐센트)

다른 업계에서도 국풍은 매우 주목받는 소재이다. 대학생 광고 예술대회(大学生广告艺术大赛)에서 2021년 준핑(Junping, 俊平) 과 같은 스킨 케어 화장품 브랜드를 포함한 몇몇 브랜드의 공모전 주제 또한 국풍 문화를 어떻게 브랜드 상품과 녹여낼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으며, 공모전 공고에서 브랜드가 밝힌 타깃층 또한 Z세대였다.

 
2021년 '준핑' 대학생 공모전 소개 자료(번역) (출처: 대학생 광고 예술대회, 大学生广告艺术大赛)

패션 쪽에서도 이러한 대세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 중국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 리닝(李宁)이 출시한 ‘중국 리닝(中国李宁)’ 라인은 의류에 중국 체조 영웅의 이름이자 그가 만든 스포츠용품 브랜드명인 리닝에 중국이 함께 적힌 다소 단순한 디자인이다. 2018년, 리닝은 기존 스포츠 라인 디자인과는 완전 다른 새로운 디자인을 가지고 미국 뉴욕 패션위크에 등장하였고, 전 세계 패션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촌스럽다고 평가하기도 하는 디자인이지만, 중국만의 자부심이 표현되었다는 이유로 Z세대와 링링허우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중국 리닝 라인 패션쇼(출처: 리닝)

국풍 문화를 선두하고 있는 세대가 Z세대 그리고 링링허우 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이 본격적인 주요 소비층이 되어감에 따라 국풍 문화 관련 산업의 진흥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국 소비 시장 내에서도 이들이 소비 시장의 큰 손으로서 부상된 만큼,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도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 문화 업계에서 이러한 중국의 고유 문화 선호 현상에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도 중국 내 입지 확대에 관건이 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의 중국 Z세대와 떼어 놓을 수 없는 키워드인 ‘중국풍의 애국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학생기자 유지호(저장대 광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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