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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한국과 중국 사이

[2022-09-29, 16:04:42] 상하이저널

스물여덟 해를 한국에서 살고 중국에 온 지 스물다섯 해가 되었다. 그사이 아이들은 상하이에서 성장해 한국으로 대학을 갔다.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을 오고 가지도 못한 채, 아이들을 보지 못한 채 3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전 세계가 앤더믹을 바라보고 있을 때 상하이에서 코로나19의 마지막 발악을 지켜 보듯 예상치 못한 봉쇄의 시간을 겪었다. 봉쇄 기간 한국의 큰아이가 갑작스럽게 수술을 하게 되었다. 해외에서 생활하며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녀가 아플 때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을 경험했다. 미안하고, 보고 싶고, 안타깝고 매일 기도했다. 

25년을 중국에서 살며 한국과 중국 사이가 이렇게 멀었나 싶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부모가 해외에 있어서인지 18년을 성장한 곳이어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대학을 가서도 상하이를 많이 그리워한다. 큰 아이는 방학 때마다 상하이 집에 왔고 대학을 간 후 코로나19로 상하이 집에 한 번도 오지 못한 둘째는 집을 너무 그리워해 울기까지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처음으로 한국을 가야 되는 때가 왔나? 고민을 하게 된다. 부모가 여기 있으니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한국에서 떠도는 듯 하고 필요할 때 부모의 그늘이 없어 도움에 한계가 있으니 안타깝다. 우리 부부 또한 한국에서 산 해수만큼 이 곳에서 살다 보니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방황하게 된다. 해외에서 자라서인지 아이들 모두 해외에서의 삶을 즐기며 다문화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고 3개 국어가 자유롭다. 그 뒷면엔 한국과 중국 사이 어딘가에 있는 그림자도 길게 드리워져 있다. 

봉쇄가 풀리고 3년 만에 아이들을 만나러 한국에 왔다. 한국은 격리도 없어 바로 자유롭게 활동이 가능해 좋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만나니 너무 좋았다. 부모로부터 잘 독립할 수 있도록 성장을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 중 하나라 생각했다. 해외에서는 채워 주기 힘든 갑작스러운 자녀의 필요에 직면하며 그 어느 때보다 멀어져 버린 한국과 중국 사이가 실감이 난다. 다시 상하이로 돌아가면 아이들은 한국에서 각자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예기치 못한 상황을 겪고 나니 여러 염려들이 끼어든다. 한국과 중국 사이를 어떻게 메꾸며 지금의 시간을 지혜롭게 지나갈 수 있을까 고민이 되는 나날들이다. 다행히도 한 곳은 격리가 사라지고 마스크도 사라졌다. 다행히 상하이도 격리가 10일로 줄어 들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예전처럼 더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상하이 집에 오고 우리도 한국을 오고 갈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해외의 삶을 사는 모든 인생의 여정에 응원을 보낸다. 

Renny(denren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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